비기독교인들로부터 기독교인들이 자주 듣는 질문 중 하나, '이순신 장군은 천국 갔나요, 지옥 갔나요?'에 대해 손성찬 목사(람원교회 청년부)가 28일 SNS를 통해 로널드 H. 내쉬 등이 쓴《복음을 듣지 못한 사람 어떻게 되는가(부흥과개혁사)》라는 책을 토대로 답했다.
'이순신 장군 보내버리기'라는 제목으로 손성찬 목사는 "가끔 듣는 이 질문, 대답 잘 해야 한다. 구원론과 신론 기독교 윤리와 임상목회 전반에 걸친 어마무시한 프로세스를 거쳐야 하는 굉장하고도 민감한 질문"이라며 "묻는 자는 굉장히 쉽게 웃으며 물으나, 잘못 대답했다간 '이단삼단 소리 듣기 십상'"이라고 운을 뗐다.
손 목사는 "때문에 처음 이 질문을 받았을 때는 엄청 고민했다. 그런데 요즘은 시원하게 '드립'을 터뜨려 준다. '왜 자꾸 가만있는 그 양반을 어디 보내버릴려고 그래~', '나 아직 안 죽어봐서 모르겠는데? 죽어 본 다음에 알려줄께'"라고 농반진반으로 말했다.
그러면서 "구원은 너무도 중요한 것이나, 기독교를 '구원주의'로만 환원시키지는 말자. 구원만을 열망하는 구원주의는 하나님 나라를 파괴한다"며 "결국 성과 속을 극단적으로 대립시켜 세상과 척을 지게 만들어 판 자체를 망가뜨리는 '단독 드리블러들의 깽판'으로 이어지고, 나와 너, 우리와 그들의 경계가 너무도 강렬해져 소위 '정말 재수없는 종교인'으로 전락해 버린다"고 했다.
이후에는 요나서를 언급하면서 "요나서 1-2장에서 아이러니하게도 불순종의 길을 걷는 요나에게는 늘 부르심의 자리로부터 도피하려는 우리 자신의 모습이 빙의되기에 불쌍하게라도 보이는데, 니느웨로 가서 순종의 길을 걷는 3-4장의 요나의 모습은 아이러니하다"며 "불순종할 때는 적어도 배에 탄 선원들에 대한 연민이라도 있었는데, 순종할 때는 오히려 니느웨 사람들을 경멸하며 계속 하나님께 딴지 거는 모습으로만 그려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쩔 수 없이 그 자리로 가서 심판을 외치나, 니느웨 백성들이 구원받기보다 망하길 원하는 그의 불평이 지속적으로 그려진다. 맞다. 정말 '재수 드럽게 없는 왕재수'"라며 "그런데 이방땅 니느웨에 대한 요나의 태도는 사실 교회가 오랫동안, 소위 '세상'이라고 부르는 곳을 향해 고수했던 태도와 그리 다르지 않다. 우리가 저항해야 할 것은 '세상'이 아니라 그것을 움직이려 드는 사탄의 세력이고, 세상 '사람'이 아니라, 소위 세상적 '가치'인데 말이다"라고 했다.
손 목사는 "그러나 아무리 성경이 증언해도, 시대가 바뀌었어도, 여전히 강경하고 선동적인 구호들은 사람들을 현혹한다"며 "참 아이러니한 것은 강경한 구호를 남발하며 성과 속의 전투 모드로 이끄는 분들이 오히려 윤리적 문제로 추락하는 모습을 원치않게 자주 접한다는 사실이다. 최근에도 일련의 성추행 연루자들이 한결같이 그러한 맥락 속에 있음이 쉬이 발견된다. 뭔가 콕 찝어 말할 수는 없지만, 야릇한 상관관계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손성찬 목사는 "주의가 필요하다. 우리는 늘 뭔가 우리 안의 체계를 만들어 일원화시키고, 목적지향적으로 살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때문에 '구원'이란 그 귀한 것조차 내 안의 욕망에게 좋은 먹잇감"이라며 "조심스러운 말이지만, 구원조차 우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러나저러나 우리 섬김의 대상은 오직 '삼위 하나님'밖에 없음을 잊지 말라. 그리고 하나님의 백성. 즉 교회는 구원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모인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사랑하는, 하나님과 관계하는 자들의 모임"이라며 "즉 '목적 집단'이 아니라, '사랑의 관계 공동체'이어야 한다. 다만 이 사랑은 늘 자기, 혹은 우리 안으로만이 아니라 밖으로, 그리고 이웃에게로 향하는 사랑일뿐"이라고 말했다.
▲손 목사가 인용한 책 <복음을 듣지 못한 사람 어떻게 되는가>와 <하나님을 기뻐하라>. |
그는 존 파이퍼의 책 <하나님을 기뻐하라> 중 "하나님을 기뻐하는 이유가 아닌 다른 이유로 하나님을 경배하려고 하는 것은 비성경적이고 오만한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무엇을 기뻐하라고 했는지 주목하라.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들이 아니라 하나님을 기뻐해야 한다"는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다시 이순신 장군에게 돌아가 보자"는 그는 "그 오묘한 질문에 대한 대답, 한 마디로 정리해 보겠다"며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잘 생각해 보십시오. 그런 최대의 위인도 하나님을 못 만났을 수 있는데, 왜 하필 이렇게 비루한 나를, 그리고 당신을 굳이 만나주셨을까요? 자꾸 누구를 어디 보내 버리려는데 관심두지 마십시오. 단지,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스러져 갔어야만 마땅했던 나를 지나치지 않고 내 이름을 부르시는 이 예수의 사랑을 놓치지 마시고, 오직 안테나를 예수께로만 향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