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순교의 피는 북한 사람들만의 몫인가'라는 글로 북한 선교사들에 대해 비판했던 탈북민 주성하 기자(동아일보)가 임현수 목사 석방에 대한 뒷이야기를 14일 자신의 SNS에 게재했다.
주 기자는 "임현수 목사가 31개월 만에 석방됐다. 예상했던 것보단 석방되기까지 오랫동안 고생했다"며 "얼마 전 북한 선교를 한다고 나섰다 죄 없는 북한 주민들까지 죽게 하는 선교사들에 대해 분노하는 글을 썼는데, 임 목사에 대해선 이런 입장을 유보한다"고 전했다.
그는 "일단 임 목사는 자기 실수로 체포된 것이 아니라, 해외 간증에서 한 발언들이 동영상에 올랐다가 트집이 잡혀 체포됐다"며 "이는 동영상 올린 측이 전적으로 잘못한 것"이라고 밝혔다.
둘째로는 임 목사가 북한에서 한 기자회견 당시 한 대목을 특히 유념해 봤다고 했다. 이는 다음과 같다. "지난 2007년경 미국에서 살고 있는 재미교포 여성 서계옥에게 있던 낡은 성경책과 찬송가책을 본인도 모르게 사진을 찍고 그것이 공화국에서 종교를 믿는 사람들에게서 수집한 것처럼 꾸며 '북조선 선교 과정에 목숨을 걸고 종교를 믿는 지하교인 600명 정도를 찾아냈으며, 후에 예배당으로 쓰기로 약속하고 그들에게 60채 정도의 집을 사주어 주소도 없는 산골에서 살던 그들이 도시로 나왔다'고 사기를 쳤다."
주 기자는 "이 말이 사실이면 임 목사는 사기꾼이겠지만, 그가 간증에서 보였던 낡은 성경책과 찬송가책을 유심히 보았다"며 "그걸 보고 '임 목사가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그 이유는 "그 성경은 북한의 누가 주었을 가능성이 있는데, 그를 보호하기 위해 신뢰를 제일 중시하는 목사인 자신이 사기꾼이 되는 힘든 결정을 했다고 생각한 것"이라며 "정확한 근거는 없고, 그냥 내 감이 6대 4 정도로 그랬다. 내가 틀렸을 수도 있다"고 했다.
주성하 기자는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임 목사는 북에서 쉽게 활동하기 위해 장성택 라인을 탔는데, 장이 처형된 이후 북한이 그의 행적을 면밀히 감시해 동영상을 찾아냈다고 한다"며 "그가 2013년 한 선교 집회에서 이렇게 말한 것에 대해 북한은 국가전복죄를 선고했다"고 했다. 다음은 임 목사의 동영상 속 발언이다.
"정권을 잡고 있는 극소수의 사람! 그건 아주 악입니다. 악 자체에요. 악한 영들인데... 텔레비전에서 보여주는 평양의 쇼 하는 모습은 10%도 안 되는 모습을 겉으로만 보시는 거고, 아주 공포정치가 돼 가지고 점점 더 심해집니다. 북한 주민들이 정권의 압제로 너무 힘들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김정은 정권이) 빨리 망할 가능성이 굉장히 많아요."
주 기자는 "김정은 정권이 빨리 망한다는 데엔 의견이 있을 수 있다"며 "다만 1997년부터 북한을 100번 넘게 다녀온 사람은 '평양의 쇼 하는 모습은 10%도 안 되는 모습을 겉으로만 보는 것'이라고 말하는데, 고작 몇 번 다녀온 누구는 그 10%를 열심히 홍보하면서 '그것이 평양의 진실'이라 주장하는 것이 씁쓸한 현실"이라고 글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