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인 최초 메이저리그 코치이자 SK 와이번스 감독이었던 이만수 전 감독이 이사장으로 있는 헐크파운데이션이 현지시간 3일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에서 라오스 야구협회(Lao Baseball Federation) 창립식을 개최했다.

라오스는 야구협회 창립을 계기로 세계 야구 소프트볼 연맹(WBSC)에 가입한 후 여러 국제 대회에 공식적으로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이 생기게 된다. 이날 라오스 야구협회는 이만수 전 감독을 라오스 야구협회 부회장으로 추대했다.

이에 이만수 전 감독은 "정말 기쁜 일이다. 지난 3여 년 동안 라오스 야구협회를 설립하기 위해 정말 힘든 과정을 겪었다. 특히 라오스 정부 관계자들의 마음을 여는 게 쉽지 않았고 많은 오해도 받았다. 정말 힘든 과정이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성실하게 라오스에 야구를 전파했더니 이렇게 라오스에 야구협회가 생기는 역사적인 날이 왔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라오스 야구는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110여 년 전, 미국인이 가난한 한국에 야구를 보급해서 오늘날 최고 인기 스포츠가 됐고 야구 관련 다양한 직업 등이 생기는 등 야구가 한국 사회에 기여한 바가 컸다. 이제는 한국인들이 라오스에 야구를 보급해서 가치 있는 일을 했으면 한다"며 "나 혼자서는 절대 할 수 없다. 앞으로 한국 야구계에서 라오스 야구에 지속적인 관심과 후원을 보내주길 진심으로 바란다"라고 했다.

윤강현 주라오스 한국대사는 "라오스는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라오스 야구협회가 생겼으니 이제 현재 추진 중인 라오스 야구장 건설 프로젝트에 한국 정부가 더욱 힘쓸 것을 약속드린다. 불과 3년 전까지만 해도 야구 불모지였던 라오스에 한국인들의 노력으로 야구협회가 생겼다는 것은 한국 야구 역사에도 길이 남을 업적"이라고 전했다.

이번 창립식에는 한국, 미국, 일본 대사관 관계자들도 참석해 향후 라오스 야구협회와 자국 야구팀과의 교류를 확대하기로 했다.

▲이만수 감독. ⓒKBS 제공
이만수 감독. 

한편 이만수 전 감독과 라오스와의 인연은 지난 2014년부터 시작됐다. 이만수 전 감독은 올해 초 기독교방송 C채널 '힐링토크 회복'을 통해 라오스에 재능 기부를 하게 된 사연을 전한 바 있다.

이만수 전 감독은 아내를 위해 동유럽 여행 깜짝 이벤트를 준비하던 중 "감독 생활 끝난 다음에 라오스에 들어가 봉사하고 재능기부 한다고 했지 않냐"며 "여행은 언제든 갈 수 있지만 재능기부는 마음을 정할 때 가지 않으면 못한다"라는 아내의 권유로 인해 라오스로 가게 됐다. 라오스는 동남아시아 지역 중 가장 가난한 나라일 뿐 아니라 야구 불모지였다.

이에 이만수 전 감독은 "그 나라에서 무슨 야구를 지도할까 했지만 일단 비행기를 타고 갔다"며 "그런데 이미 하나님께서는 모든 것을 예비해두셨다. 성경 속의 인물 루디아처럼 이미 한 사람을 준비해주셔서, 야구를 할 수 있도록 해주셨다"고 간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