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생활이 힘들고 고되지. 그 가운데 위로와 희망, 힘을 주는 것은 교회야"

한국인의 미국 이민은 교회로부터 시작됐다. 그래서인지 이민 커뮤니티의 근간은 교회다.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어 어려움을 겪을 때나 집을 찾을 때, 직업을 찾을 때도, 달려가는 곳은 교회다. 이역만리 타국 땅에서 지치고 힘든 마음을 기대기 위해, 한편으로는 살기 위해 교회 문을 두드린다. 그래서 이민교회에 대해 사람들은 단순한 영적 안식처 이상의 것을 기대한다.

타코마중앙장로교회 정남식 원로목사는 "교회가 이민자들의 요구를 '찾아서' 도와야 한다"고 교회의 커뮤니티에 대한 책임의식을 말한다. 동시에 "어려운 이민자들의 심령에 하나님의 말씀을 증거하는 사역에 충실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어려운 곳에 복음을 뿌리는 것이 그 어느 것보다도 귀하기 때문이다.

정남식 목사는 1972년 처음 시애틀 땅을 밟은 후 28년간 타코마중앙장로교회에서 헌신했다. 그가 35년 전 이곳에 왔을 때는 한인 교회는 커녕 한국 사람 찾아보기도 힘든 상황이었다. 길에서 한인을 만나면 차를 세우고 인사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이곳에서 14명의 교인과 함께 시작한 교회를 1천여명까지 부흥시켰다. 타코마에는 시애틀 초창기 이민자들이 많다. 그만큼 척박한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정남식 목사는 "어렵고 환란이 많은 곳에 진리가 더 잘 증거되는 법"이라며 부흥의 비결을 밝혔다. 고통과 어려움 가운데 있지만 그만큼 신앙심이 더 강하다는 것이다.

"처음에 왔을 때는 외로워서 나오고, 도움이 필요해서 나오고 그런 사람들이 많았어. 하지만 그들이 신앙을 시작해서 좋은 믿음을 갖고 헌신하는 사람들이 된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껴. 그리고 부지런하게 일해서 자리잡아가는 모습을 보면 기쁘지"

정 목사는 "한국인들이 다른 민족에 비해 신앙심이 강하다"며 "그것은 하나님의 은혜"라고 강조한다.

그는 교회가 영혼을 이끄는 역할을 넘어 사회를 위해 봉사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회가 교회를 위해 무엇을 해 줄 것인가를 생각하기 전에 사회 앞에 도리와 책임을 다하고, 그들이 필요한 것을 베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목회할 때도 봉사와 사랑을 늘 염두에 뒀다.

"보람된 일을 해야 존재의 이유가 있는거야. '내 교회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보다 넓은 곳을 어떻게 섬길 수 있는지 찾아야지. 예수님은 섬기려고 오셨잖아. 난 지금도 어떻게 해야 봉사할 수 있는지 늘 생각해"

이민자의 심령을 보듬어주려면 목사는 이민자의 삶 깊이 들어가있어야 한다. 그래서 그는 은퇴 후에도 각종 매체를 통해 다양한 소식을 접하고 있다. 문제를 발견하고 성경에서 해답을 찾아주고자 하기 위함이다. 매일 일정한 시간을 내 성경을 읽고 틈틈이 독서하는 것은 기본이다.

'세상에서 가장 좋은 직업은 하나님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라는 정남식 목사는 후배 목회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실됨'이라고 말한다. 여기에 겸손함과 성실, 그리고 인내를 겸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존경받는 삶은 그 사람의 진실성에서 비롯되는거야. 하나님 앞에, 사람 앞에 진실하면 누구든 다 알아봐"

가짜학위, 가짜 명품, 가짜가 판치는 요즘이라 그럴까? 진실한 입술은 영원히 남지만, 거짓된 혀는 곧 사라진다는 잠언서의 말씀이 그의 충고를 통해 가깝게 들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