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을 이유로 동성결혼식에 빵 판매를 거부한, 오레곤의 빵집 주인 멜리사와 아론 클레인 씨. 뒤로는 자녀들이 보인다.
신앙을 이유로 동성결혼식에 빵 판매를 거부한 오레곤의 빵집 주인 멜리사와 아론 클레인 씨.

제과점을 운영하던 크리스천에게 차별금지법을 위반했다며 약 13만 5천 달러의 벌금을 물린 오레곤 공무원이 주 국무장관으로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대신 오레곤 센트럴포인트 출신의 공화당 데니스 리차드슨 주 대표가 약 48%의 득표율로 현 노동산업국 브래드 아바키안 커미셔너를 이기고 주 국무장관으로 당선됐다. 이는 14년 만에 처음으로 공화당 출신의 주 대표가 주 국무장관에 당선된 것이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는 “이번 승리가 더욱 특별하게 다가오는 것은 그가 진보적인 성향의 주에서 눈에 띄게 사회적인 목소리를 내왔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14일 데일리 콜러에 따르면, 리차든슨은 유권자들에게 초당파적으로 선거를 감독하고, 공공 지출을 회계·감사하는, 국무장관으로서의 전통적인 역할에 충실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아바키안은 자신의 집무실을 진보 정치를 위한 수단으로 삼겠다고 공약했다. 또 기후 변화, 낙태권 신장, 민간업체 투자를 위해 싸우고, 특정한 정치적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작년 7월, 아바키안은 오레곤에서 제과점을 운영하던 아론과 멜리사 클레인 부부가 레즈비언 커플의 결혼식에 사용할 케이크 제작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13만 5천 달러의 벌금을 물렸다.

또한 그는 포틀랜드 북부에 소재한 한 술집이 성도착적인 복장을 한 손님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40만 달러의 벌금을 물리기도 했다. 술집 주인은 현지 매체인 오레곤 라이브와의 인터뷰에서 “복장 도착자들의 술집으로 알려지는 걸 원치 않아서 그렇게 했다”고 전했다.

클레인 부부는 온갖 협박과 비난을 받은 끝에 결국 빵집 문을 닫았다. 그리고 집에서 케이크를 만들어 팔다가 결국 지난 9월 페이스북을 통해 “더 선한 일을 위해 사업을 접기로 했다”고 알렸다.

이들 부부의 소송 사건은 지난 몇 년 동안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다. 성적 이슈와 관련해 차별금지법과 종교 자유 간 논쟁이 증가하면서 이들은 미국 내 종교자유 운동의 얼굴이 됐다.

작년 여름 아바키안이 클레인 부부에게 벌금을 부과하자, 전국에서 클레인 부부를 후원하기 위한 모금이 시작됐고 수십 만 달러가 모였다. 그러나 아직 소송 절차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후원금은 정부가 관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