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의 상황에 가장 적절한 기술을 사용해, 선교지를 섬기고 복음화한다!”

세계 공업기술계의 주목을 받는 적정 기술(Appropriate Technology)을 선교에 도입해 보면 어떨까? 실제로 캄보디아와 라오스에서 사역하는 선교사 김만갑 박사는 적정 기술로 그 지역 사람들의 삶을 통째로 바꾸어 놓고 있다.

요새는 다 최첨단, 최신 기술을 좋아하지만, 적정 기술은 이런 것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좀 낙후돼 보이기까지 한다. 예를 들면, 동남아시아에서는 최첨단 스마트폰이나 자동차 관련 기술보다는 농작물 재배 기술이 실제로 주민들의 삶을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현지의 환경에서 최소한의 노력으로 쉽게 도입할 수 있으며 비용이 적게 들고 비숙련 인력으로도 얼마든지 개발할 수 있어야 하며 지역 주민이 협동해 일자리를 창출하게 하는 것이 바로 적정 기술이다.

최근 LA를 방문한 김만갑 박사가 오는 8일(토) 오후 3시 SON 미니스트리(13921 Artesia Blvd. Cerritos, CA 90703)에서 “제1회 적정 기술 선교 세미나”를 열 예정이다.

그가 캄보디아에 세운 만갑 적정기술(Man Gab Appropriate Technology) 센터는 캄보디아의 농민들에게 농작물 건조장을 마련해 주었다. 이로써 캄보디아의 우기 속에서도 질 좋은 파파야 장아찌와 모링가 차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주민들이 이 건조장에서 일하게 되니 자연히 지역 경제가 살아나게 됐고 어린이들은 쓰레기를 주워 파는 노동 대신 공부를 할 수 있게 됐다. 그가 세운 이 건조장은 한국의 온돌을 모델로 하고 있다. 엄청나게 대단한 기술은 아니지만, 이 지역 주민들의 삶을 완전히 변화시켰다. 그를 통해 이 땅에 세워진 것은 건조장 하나뿐이 아니다. 김 박사는 “교회를 세우기는 힘들어도 적정 기술과 사랑으로 포장하면 복음을 얼마든지 전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가 처음으로 갔던 사역지는 몽골이었다. 몽골 국립과학기술대학교 건축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이었다. 그러나 이곳의 어린이들에게 주목하게 됐다. 1년에 8개월 이상이 겨울이며 그중에 몇 개월은 섭씨 영하 40도를 오가는 강추위 속에서 난방을 위해 땔감을 구하려고 하루의 대다수 시간을 쓰는 어린이들을 만난 것이다. 또 몽골 대부분에서 사용하는 유연탄으로 인한 매연 문제도 심각했다. 여기서 그가 개발한 것이 G-Saver라는 기구다. 기존 몽골인들의 난로에 열 보존 장치만 하나 더 달랑 얹는 식이지만 난로의 열효율이 2배 이상 높아졌다. 자연히 매연도 줄고 어린이들은 공부할 시간이 생겼고 땔감 살 돈으로 음식과 학용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됐다. 그의 이 G-Saver는 한국 일간지에도 소개될 정도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 다음 김 박사가 온 곳이 이 곳 동남아다. 한국식 온돌이 효자 노릇을 했다. 농작물 건조 후 남는 찌꺼기로는 퇴비를 만들고 퇴비에서 나오는 해충을 없애려고 살충제도 개발하게 됐다.

김 박사는 “선교지에서는 뭐 대단한 기술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선교지에 꼭 필요한 중간 수준의 기술이 오히려 그들의 삶을 변화시킨다”고 전했다. 또 그는 “아직도 다수의 선교지에서는 교회를 설립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고 선교사는 추방된다. 단순히 ‘예수 믿으라’가 아니라 그 사람들의 삶 속에 들어가서 그들이 사는 모습을 개선해 주고 이들과 호흡하며 자연스럽게 복음을 전하는 방법이 제일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SON 미니스트리의 김정한 선교사는 “21세기 선교는 국제화, 디지털화의 물결을 지나 이제 적정 기술 선교에 이르렀다”고 설명하며 “이제 많은 한인 선교사들이 어떻게 이런 적정 기술을 사용해 교육 선교와 교회 개척 사역을 감당할지가 숙제”라고 전했다.

문의) 김정한 선교사 714-350-69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