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 사태가 2주를 넘어가고 있다. 그동안 배형규, 심성민등 2명이 희생됐다. 한국 정부는 사태를 해결하고자 특사를 파견, 친 탈레반 인사를 만나는 등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이 문제가 언제 어떻게 해결될지는 미지수다.

이에 본국 한국기독교장로회는 지난 7월 30일 '세계교회 긴급호소문'을 전세계 교회 지도자들에게 발송했으며 WCC, WARC, PCUSA 등은 남겨진 피랍자들을 위해 기도하는데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현재 시애틀 한인교회들은 사태 해결을 위해 기도에 힘쓰고 있다. 각 교회 목회자들은 지난 주일 예배 시간을 통해 더 이상 희생자가 나오지 않도록, 잡혀 있는 인질들이 무사히 풀려날 수 있도록 기도할 것을 성도들에게 당부했다. 이튿날 한 명의 희생자가 추가로 발생함에 따라 교회들은 새벽기도회 및 수요 예배를 통해 심성민 씨의 죽음을 애도하고 나머지 사람들이 하루 빨리 풀려나기를 기도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목회자들은 '선교는 계속 되어야 하지만 지혜로워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박영희(시애틀한인연합장로교회 원로) 목사는 "기독교는 시작부터 십자가의 죽음이 있었고 선교에는 항상 위험과 죽음, 고난이 따라왔다."며 "기독교 선교가 위축되어서는 안되지만 위험한 지대에는 가지 않는 것이 좋지 않은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탈레반들의 과격한 행동에 일침을 가했다. 그는 "세계화 시대에 세계를 모르고 하는 무모한 짓"이라며 "이 수난이 지나간 후에 그 몇 배의 대가를 받을지 그들은 알고 있지 못한 채 희생자들을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애틀연합감리교회 주완식 목사는 "복음을 전하다 순교 당하는 등 선교는 늘 위험이 뒤따르는 것"이라며 "보여주는 행사는 지양해야 하지만 기독교 정신, 희생정신을 갖고 순수하게 봉사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말했다. "배 목사와 같이 헌신적인 사람이 순수한 마음에서 선교에 열심을 내는 것은 장려할 일이지만 받아들이는 사람의 감정을 건드리는 과격한 활동은 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덧붙인 그는 "타지역 타문화권 선교는 받아들이는 이들과 관계를 잘 맺으면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남은 사람들만이라도 희생되지 않고 무사히 돌아오기를 기도하는 길 밖에 없다."는 박용규 목사(타코마제일연합감리교회 담임)는 "타민족 타국 선교는 위험을 감수하고 펼치는 것"이라며 '사명'을 따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태를 놓고 판단하기보다는 기도에 힘쓸 것을 당부했다. 박 목사는 "특별한 상황을 놓고 가타부타 한국 선교에 대해 언급하기 보다는 이번 사건을 우리 모두의 아픔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이 사건 가운데 하나님의 섭리가 함께 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름 받은 교회와 개인은 선교를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