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C(미주 한국대학생선교회)가 그 이름을 순 무브먼트(SOON Movement)로 바꾼다. KCCC가 속한 국제 CCC와 미국 CCC는 이미 2011년 그 이름을 크루(Cru)로 변경한 바 있다. 빌 브라이트 박사 부부에 의해 1951년 UCLA에서 시작된 CCC는 현재 전 세계 197개국에서 2만5천여 명의 전임 간사들이 사역하고 있다.

이 단체는 CCC, 즉 Campus Crusade for Christ 가운데 Crusade(크루세이드)란 단어가 기원후 11세기에서 13세기까지 일어난 십자군 전쟁을 상기시켜 전도와 선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하고 명칭을 변경했다. 같은 이유로 인해 전 세계 95%의 지부에서는 이미 CCC가 아닌 다른 이름을 사용하고 있던 터였다. 유럽권에서는 아가페(Agape), 동남 아프리카에서는 라이프 미니스트리(Life Ministry), 서아프리카에서는 그레이트 커미션 미니스트리(Great Commission Ministry), 캐나다와 호주에서는 파워 투 체인지(Power to Change) 등이었다. 그러나 한국은 여전히 CCC란 이름을 현재도 고수하고 있다.

국제 CCC에 속해 있지만 행정적인 면에서 독립된 각 국가 지부들은 각국의 선교적 상황에 따라 이름을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돼 있다. 또 미국의 경우 공식 명칭은 크루지만 각 민족별로 아시안들은 에픽(EPIC), 라티노들은 데스티노(Destino) 등 각 민족에 친근하게 느껴지는 이름을 사용한다.

KCCC는 미국 CCC, 즉 크루에 속해 있지만 한인 2세 대학생 혹은 한인 1세 유학생들을 선교한다는 점에서 독립된 형태로 사역하고 있었고 명칭도 계속 KCCC를 사용했지만 이번에 순 무브먼트로 변경한다. 이기송 간사는 “이사야서 53장 2절 ‘그는 주 앞에서 자라나기를 연한 순 같고’에 나오는 ‘순’은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한다”고 밝혔다. 킹 제임스 버전 성경에는 tender plant, NIV 성경에는 tender shoot로 번역돼 있다.

순은 동시에 KCCC의 가장 핵심적 제자 양육 사역인 ‘순’ 모임과도 직접 연관된 단어다. 순장과 순원으로 구성되는 소그룹인 순을 단체의 이름으로 내건 것은 그만큼 KCCC가 본질적인 제자화 사역에 더욱 투신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하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박종술 간사에 따르면, KCCC, Korean Campus Crusade for Christ의 명칭이 변경되는 데에 몇 가지 이유가 더 있다. 일단 KCCC 안에 한인이 아닌 중국계, 베트남계, 심지어 백인 간사들도 있기 때문에 여전히 KCCC가 한인 중심이지만 Korean을 이름 전면에 내세우게 되면 사역이 확대되는 데에 제약이 따를 수 있다. 또 현재 KCCC 사역이 캠퍼스에만 국한되지 않고 교회, 타 선교회, 방송, 음악 등 캠퍼스 밖으로도 크게 확대되고 있기에 굳이 Campus란 단어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 크루세이드란 단어가 가진 선교적 제약도 물론 존재한다.

지난 3월 3일 미주 KCCC 대표 김동환 목사를 비롯한 KCCC 이사 및 주요 관계자들은 모임을 열고 단체명을 공식 변경하기로 확정했다. 이 자리에는 미국 크루의 스탭들도 참여해 법적인 절차에 대한 조언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Photo : 기독일보) 지난 2015년 하이어콜링 대회를 소개하던 KCCC 관계자들. 한국에서 파송받은 1세 간사들이 개척하고 헌신한 KCCC는 이들이 양육한 1.5세, 2세 간사들 중심으로 각 캠퍼스에서 활발히 사역하고 있다.

지금 KCCC 간사 중 일부는 한국 CCC의 파송을 받아 미주로 왔으며 한국 CCC와 미국 크루에 이중 멤버십을 갖고 있었으나 이번에 이름이 변경되면 법적으로나 행정적인 면에서 완전히 미국 크루 소속으로 변경된다. 현재 KCCC 내에서 캠퍼스 사역을 직접적으로 감당하고 있는 간사들 대다수는 한국 출신 1세 간사들이 양육한 미국 한인 1.5세, 2세 간사들이기에 단체명 변경을 비롯한 일련의 변화는 KCCC가 1세 중심에서 차세대 중심으로 세대교체를 겪고 있음을 방증하는 일이라 해석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