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교회갱신협의회(이사장 김경원 목사, 대표회장 이건영 목사, 이하 교갱협) 다음 세대 목회자 세미나가 '목회 준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22일 서울 서초동 사랑의교회(담임 오정현 목사)에서 개최됐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개회예배 후 네 차례의 주제강의와 전체토의, 기도회 등이 진행됐다.

교갱협 공동대표 김찬곤 목사(안양석수교회)는 '교회 개척 준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그는 "'한국에는 대부분의 지역에 교회들이 넘쳐나는데 또 교회를 세울 필요가 있는가'라는 질문을 흔히 듣는다"며 "그러나 여전히 소외되는 사각지대가 있고, 새로운 결심으로 도전하는 교회들이 한국교회를 갱신한다"고 밝혔다.

김 목사는 교회 개척을 위한 준비사항들로 △교회 개척자의 바른 신학 정립 △교회 개척의 목적 재정립 △개척 지역 선정 △교회 개척을 위한 훈련 △팀 빌딩(Team Building) △목회철학 확립 △재정 확보 △지역조사와 사역 개발 △지역 전도와 정기 모임 만들기 등을 제시했다.

특히 개척 지역 선정에 대해 "교회 개척에 있어 지역 선정은 매우 중요한데, 개척자에게 주어진 기질과 은사, 목회 방향 등을 고려하여 품어야 할 지역을 선정해야 한다"며 "기도하면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구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동시에 지역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바탕으로 한 객관적 자료도 중요하다. 각 시청 홈페이지에는 매년 그 시의 지역·연령별 인구 분포, 소득 수준, 직업·주택 현황 등 통계자료가 나와 있어 누구든 열람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개척 훈련에 관해선 "중대형교회에서 여러 사역을 경험했다 해서 그것으로 교회 개척 준비가 충분하다고 말할 순 없다"며 "개척의 목적이 복음을 전하여 잃어버린 자들을 돌아오게 하는 것이라면, 무엇보다 개척자의 삶이 복음 중심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개척 후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 소규모 교회들을 방문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며 "개척을 준비하는 목회자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자료를 공유하고 함께 공부하며 서로의 시행착오와 준비 과정들을 나누는 것도 좋다"고 했다.

'팀 빌딩'에 대해선 "개척을 위해선 첫 번째로 본인이, 두 번째로 가족이 준비돼야 한다. 많은 이들이 새로운 일에 대한 자신감과 기대감으로 아내의 동의 없이 개척을 진행하는데, 아내에게도 충분한 시간을 주고 함께 비전을 공유하여 함께 기도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며 "그리고 개척교회를 시작하려면 최소 3가정은 필요하다. 사실 이것도 매우 어려운 일이며 분립 개척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전했다.

이 밖에 '피해야 할 교회 개척'으로 △건물부터 마련하면 교인들이 몰려와서 공간을 채울 거라고 보는 '헤롯왕' 개척 △복음사역의 충분한 임상 준비 없이 모교 재정 지원에 의존하는 '사울왕' 개척 △모교회나 특정 대형교회의 예배·프로그램·이벤트를 그대로 복제하려는 '사울왕 갑옷' 개척 △기성교회에 불만 많은 사람들이 끼리끼리 모여 하는 '압살롬' 개척(가나안교회 포함) △폐쇄적이고 전도는 안 하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하는 '단 지파' 개척(가족교회 등) △거액을 헌금하겠다는 소수 유력자에 의지하는 '미가의 제사장' 개척 등을 꼽았다.

또 △자신의 과거 능력과 경험을 믿고 혼자 일을 크게 벌이는 '삼손' 개척 △부목사로 있기 싫은 마음으로 하는 '둘째 아들' 개척 △집안을 뒤흔드는 엄청난 희생을 무릅쓰고 하는 '입다' 개척(채무 등) △교회 갈등을 계기로 교인들이 같이 나오는 '기브온' 개척 △유명해진 목회자가 본 교회 근처 동네에 버젓이 개척하는 '여로보암' 개척 △성경 연구와 설교 준비만 잘하면 사람들이 몰려올 것이라 믿는 '세례 요한' 개척 등도 경계했다.

교회 개척에 대한 실수로는 △기신자 중심 △콘텐츠 구현 과부하 △목회 모델 부재 △지역사회 이해도 부족 등 '대형교회 모델링', 사람이 충분히 준비되지 않음에도 하는 '미숙아 개척' 등을 열거했다. 또 "전도는 교회 개척의 단계가 아니라 교회 개척의 삶으로, 성공적 개척을 위해 전도는 반드시 DNA로 단단히 박혀 있어야지 그렇지 않은 것은 결코 성경적이지 않다"며 "목회자가 사람들을 교회로 초대하고 지상명령을 수행하는 일을 밀고 나가는 일에 모범을 보이지 않으면, 그 회중은 폐쇄된 시스템이 되고 대부분 사람들이 문화에서 단절되어 많은 시간을 교회 사람들과만 보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마지막으로 김찬곤 목사는 "교회 개척의 꿈은 대형교회가 아니라 하나님나라여야 하고, 개척 준비는 건물이 아니라 사람이어야 한다"며 "교회 개척의 핵심은 좋은 프로그램을 찾는 것이 아니라, 도시 속에 존재해야 할 교회 DNA의 비전을 찾는 것이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개혁주의설교학회 회장인 정우홍 목사(명성교회)는 '설교 준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전했다. 그는 "목회자 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설교"라며 "기도를 열심히 하고 상담 능력도 있어야 하고 인간관계도 좋아야 하지만, 1차로 설교를 잘 못하면 목회자로서 신뢰성이 뚝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정 목사는 "설교는 무엇보다 '성경적'으로 해야 한다"며 강해설교와 성경적 설교가 '아닌 것'을 제시했다. 그가 제시한 '강해설교'가 아닌 것은 △통일성, 아웃라인, 분명한 방향 없이 단어나 구절 하나하나를 일일이 주석하는 것 △본문에 대한 철저한 석의와 논리적 배열 없이 산만하게 주를 달거나 즉석에서 떠오르는 생각을 나누는 것 △깊이 있고 폭넓은 본문의 연구 없이, 단지 본문의 피상적 의미에 기초한 상호 연관 없는 제안이나 주장들을 모아 놓은 것 △학문적으로 적합하더라도, 설교의 주제와 아웃라인, 주제의 발전이 없는 단순한 석의 등이다.

또 △수사학·설교적 요소 없이 아웃라인에 약간의 살만 붙이는 것 △본문 가운데 특정 부분만 사용하는 제목 설교 △주석서에서 발견한 문법적 사실이나 인용구를 수집해 놓은 것 △주일학교 공과 타입의 강론 △동일 주제를 다루는 여러 성경 구절을 연결시켜 읽는 것 △절마다 이어지는 주석과 산만한 언급, 서로 상관없는 제안과 개인적 생각을 합친 경건의 시간 혹은 기도회의 담화 등이다.

정 목사는 이 외에도 △성경을 독자의 관점으로 읽고 하나님께서 그 말씀을 주신 목적을 잘 파악하라 △성경의 문학적 관점을 바라보라 △성경의 행간을 읽어라 △성경을 배경 속에서 읽어 성도에게 감동을 주라 △한국인의 정서에 적합한 이야기 설교를 하라 △내러티브 설교를 종종 사용하고, 양식비평·편집비평·문학비평·사회과학적 비평 등 해석 방법을 최대한 사용하라 △수사학을 사용하여 살을 입히라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설교에는 왕도가 없다"며 "성경을 잘 해석하여 나의 청중에 알아들을 수 있는 말로 감동을 통해 변화를 꾀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조성민 목사(상도제일교회)는 '다음 세대 교육목회, 어떻게 할 것인가?', 조성희 사모(대전새로남교회)는 '목회자의 가정이 건강하면 행복한 목회를 할 수 있다'를 각각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