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대식 목사
(Photo : ) ▲ 오대식 목사

 

 

최근 '헌금 없는 주일' 설교 동영상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오대식 목사(높은뜻정의교회)가 자신의 SNS에 '정의(井義)헌금 유감'이라는 제목으로 직접 입장을 밝혔다.

오대식 목사는 "지난주 '헌금 없는 주일을 시작하며'라는 제목의 설교 후 한바탕 홍역을 치르고 있다. '정의헌금 운동' 취지와 달리 마치 '헌금무용론'을 주장하는 목사로 비치고 있는 것 같아 몹시 불편하다"며 "제가 그런 불편한 마음을 갖는 데는 기독교 언론 기자들이 한몫을 했는데, 선정적 제목과 주제가 빗나간 기사 내용으로 인해 진실이 많이 왜곡된 것 같다. 이로 인해 많이 놀라거나 불편한 분들이 계시다면 널리 이해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운을 뗐다.

오 목사는 "사실 이 운동은 우리 교회 교인들과 함께 하는 신앙훈련의 일환으로, 교인들의 신앙 상태와 주변 상황을 보면서 충분히 감당할 수 있겠다고 판단되어 시작을 결심한 것"이라며 "흔쾌히 기쁘게 받아 주신 교인들에게 감사할 따름이고, 정말 우리 교인들은 제가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제 설교를 좋게 생각한 교우 분들이 자신의 SNS에 제 설교를 올렸고, 그것이 일파만파로 퍼져나가 결국 언론에까지 알려지게 돼 지난 주간 인터뷰 요청이 제법 많이 왔었다"며 "그래도 제가 모든 인터뷰를 정중히 거절한 것은, 이 운동이 이제 시작이고 이 '정의헌금' 과정과 결론이 앞으로 어떻게 날지 모르기에 아직 외부적으로 내세울 것이 못 된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 목사는 "이 정의헌금 운동을 한다 해서 교회의 기존 헌금이 줄거나 예산 부족으로 교회가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교인들이 헌금하는 기쁨과 보람이 있어 더 많이 하시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하고, 일정 기간이 지나 교회 재정이 어렵지 않게 된다면 그때 다른 교회에도 시도해 보시라 권하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나 재정 문제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교인들 생활에서의 실질적 변화"라며 "특히 가족 간에 서로 상의하면서 주변 어려운 사람들을 돌아보는 일이 생활화된다면, 그래서 그런 일들이 가족의 일상 대화에서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다면, 이 헌금운동은 성공적이라 여긴다"고 말했다. 

또 "부모님과 자녀 간에 대화하면서 함께 어려운 이웃을 위해, 어려운 교회를 위해, 어려운 선교단체를 위해 도울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대단한 성과"라고 강조했다.

교회 홈페이지에 따르면, '정의헌금'은 매월 셋째 주일 전 교우가 함께 하나님께 예배시간에 봉헌하며, 이후 하나님의 마음으로 개별적으로 사용하게 된다. 선교와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에만 사용하도록 하며, 개인과 가정의 신앙훈련이기에 교회 부서나 순(셀)에서 함께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는다.

 

오대식 헌금 없는 주일
▲지난 10일 '헌금 없는 주일'에 대해 설교하고 있는 오대식 목사. ⓒ높은뜻정의교회


오대식 목사는 지난해 안식년을 가진 후 최근 교회에 복귀해 지난 10일 '헌금 없는 주일을 시작하며(사 41:17-20)'라는 제목의 설교를 전했다.

 

오 목사는 이날 설교에서 "작년 이맘때 안식년을 시작하면서 가장 마음에 두고 보고 싶어한 것은, 모두가 말만 하는 교회의 객관적 문제점들을 직접 교인의 입장에서 느껴보는 것이었다"며 "작지 않은 교회에서 목회하는 담임목사로서는 교회를 보는 시각이 '우물 안 개구리'가 될 수 밖에 없고, 목사들은 오늘날 사회에서 교회가 처한 현실을 보지 못하는 기형적 안목을 갖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작업의 결과 △교회들이 예배 자체에 지나치게 집중하고 △대부분 교인들에게는 신앙생활과 사회생활의 괴리 현상이 나타나며 △교회들이 대부분 돈에 의한 의존도가 너무 높고 △일반 교인들의 봉사 참여가 원천 차단되고 있다는 등의 문제점을 발견했다. 또 교인들의 바람으로는 △말씀으로 훈련받고 실천하려는 신앙적 욕구가 매우 크다 △교회와 목회자가 먼저 바른 신앙으로 서기를 바라고 기대한다 △어떤 일이든 신앙인으로서 구체적 실천을 하고자 하는 마음이 크다 등이었다고 한다.

오대식 목사는 "저는 이런 상황을 직접 목도하면서 교인들과 함께 하나님나라를 확장해 나가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겠다고 생각했고, 문제는 교회와 제한된 사람만이 교회 일을 하려 하는 것이 오히려 하나님의 능력을 제한하는 일이라 생각하게 됐다"며 "사회 곳곳에 흩어져 있는 교인들이야말로 하나님의 사랑과 정의를 구석구석 나타낼 적임자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목회 2기를 시작하며 구체적 운동을 교인들과 함께 벌여야겠다고 생각했고, 그 중 하나가 바로 '헌금 없는 주일 운동'"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 '정의(井義)헌금', 즉 '하나님의 사랑과 정의가 솟아나는 우물'이라는 뜻의 헌금에 대해 "한 달에 한 번, 헌금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헌금을 교회에 내지 않는 것"이라며 "헌금을 교회에 내지 않고 직접 교인들이 선교와 구제에 사용하는 운동이고, 헌금의 집행을 교인들 스스로 하는 훈련이다. 즉 교인들 스스로 훌륭한 선교와 구제를 하는 교회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 운동은 △교인들 스스로가 작은 예수가 되어 생활 중에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삶을 살라는 것 △교회에 모든 것을 맡기지 말라는 것 △교회가 돈으로 운영되는 곳이 아님을 보여주는 것의 의미가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오 목사는 "이 정의헌금 운동에 애정을 갖고 능동적으로 참여하셔서, 주위를 둘러보는 일을 생활화하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용기를 키우자"며 "만약 이 정의헌금 운동이 정착된다면 그만큼 시회가 밝아지고 교회가 인정받으며 하나님 나라가 확장이 되는 일"이라고 했다.

또 "가련하고 가난한 자들이 물을 구하고 있다"며 "우리가 헐벗은 산에 강을 내고, 골짜기 가운데 샘이 나게 하고, 광야가 못이 되게 하고, 마른 땅이 샘 근원이 되도록 도울 수 있다. 그 일은 하나님의 몫이지만, 우리 안에 하나님의 말씀이 있기에 정말 놀라운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오 목사는 지난해 8월 <왜 교회는 예수님의 세족식을 왜곡했을까?> 출간을 기념해 본지와 진행한 인터뷰에서도 '교인으로서 바라본 교회'에 대한 일단의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