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화 목사가 한복협 월례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박종화 목사가 한복협 월례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 김명혁 목사, 이하 한복협)의 새해 첫 월례 조찬기도회 및 발표회가 8일 양재 온누리교회 화평홀에서 '새해와 여생의 소원과 기도'라는 주제로 열렸다. 이 월례회에서는 최근 경동교회에서 은퇴한 박종화 원로목사가 발표자로 나서 소감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박 목사는 먼저 지난날에 대해 "교단신학(한국신학대) 학부과정을 마친 뒤 연합신대원(연대)에서의 석사과정은 '초교파적 코이노니아'를 체화할 수 있었던 아름다운 에큐메니즘 경험이었다"며 "이어 20대 후반 군목생활을 통해 안보의 중요성을 터득하고 '인간공동체'를 발견했으며, 30대 전반 독일교회 선교사역을 통해 타문화와 전통 및 타협·화합·통일에 대해 배울 수 있었으며, 이후 학위과정과 신학교수 생활을 통해 '세계 속의 신학'을 주로 관심했으나 '교회를 위한 신학에' 소홀했고, 교단(기장) 총회 총무직 수행을 통해 교회 정치가 일종의 필요악임을 경험했다"고 했다.

또 '계획표에 없었으나 하명받아 시작한 경동교회 목회'에 대해서는 "다양한 성인 남녀 신도와의 만남과 소통이 십자가와 부활을 미리 맛보게 하는 것임을 깨달았다"며 "설교단에서의 '성실한 설교'가 강의실에서의 '명강의'보다 훨씬 어렵고 무거움을 발견했고, 한국교회와 신학교 상호 간 '신학적 목회-목회적 신학'의 연결을 심화·확대할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했다.

그는 한국교회의 앞날에 대해 조언하기도 했다. 먼저 "한국교회·교단들의 진정한 연합과 일치를 위해 먼저 목회자들 상호 간 '인간적 소통과 만남'의 장을 다양하게 마련하면 좋겠고, 공교회의 가치를 상호 인정한 바탕이라면 교리나 교권주의 내지는 교회 정치의 허울을 벗고 다양성 속의 하나됨이라는 평화공존적 일치를 하면 좋겠다"고 했다.

또 "개교회 간의 연대·협력 없는 개교회 중심주의는 필연적으로 물량주의와 양적팽창주의 경쟁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며 "지역에서 신뢰받는 공교회성을 구현하려면 지역 단위별로 선교와 봉사의 영역에서 다양한 협력사업이 필요하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교회 리더십에 대해서는 "오늘날 시대는 카리스마적 '톱다운-바텀업' 방식이 아닌, 씨줄·날줄이 섞여 만드는 그물망 연계와 같은 기본 사고와 공동체 구성을 요구한다"며 "각각의 악기를 불되 화음을 만들어 내는 '심포니적 리더십'으로 변형됨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했다.

목회자의 부임과 은퇴에 대해서는 "교회 자체의 성숙한 미래를 위해 목회의 계승과 창조를 아름답게 이루어 내도록, 개교회나 공교회 구성의 성격에 따라 다양한, 그러나 합당한 방안들을 모색해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는 끊임없이 실천돼야 할 과제"라고 했다.

그는 "은퇴로 인한 허전함이 있을 것이라 확신하지만, 목회자에게 주어진 '특이한 삶의 방식과 태도'에서 벗어나 '평범한 일상' 또는 '일상의 평범' 속으로 해방받는 자유도 기쁨이 크다는 점이 고맙다"고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