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행복 레시피
박용주·한국노인인력개발원 | 중앙북스 | 294쪽
'100세 시대'를 맞아 '행복한 인생 2막'을 살고 있는 '은빛 청춘' 10인의 이야기를 담은 <노후 행복 레시피>가 발간됐다.
이 10인을 인터뷰한 박용주 한국노인인력개발원장은 "평균 수명 100세 시대는 인간이 막연하게 동경하던 것이었으나, 정작 100세까지 사는 일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 되자 사람들은 그것이 결코 복일 수만은 없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됐다"며 "평균 수명이 늘어났다는 것은 단순히 양적으로 살아야 할 시간이 늘어난 것 뿐 아니라, 퇴직 후에도 30-40년의 새로운 시대를 살아야 하므로 삶의 변화가 찾아온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그러나 두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100세 시대에는 퇴직 후에도 공부해서 재취업을 해야 한다. 자식 세대와 함께 늙어가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자식에게 노후를 의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재취업과 자원봉사, 취미 등 다양한 방법으로 행복한 노후를 보내고 있는 10인의 '레시피'를 소개함으로써 본보기를 제시하고 있다.
이 중 가장 먼저 등장하는 사람은 '한국 철학계의 대부'로 불리는 김형석 교수다. 올해 96세인 김 교수는 지난 9월 <예수: 성경 행간에 숨어 있던 그를 만나다>를 펴내며 '노익장'을 과시하기도 했다. 어린 시절 병약했던 그는 '하나님께서 제게 생명과 건강을 주시면 저를 위해 살지 않고 주께서 맡겨 주신 일을 열심히 하겠다'고 기도했고, 결국 다른 사람 못지 않은 건강을 유지하며 지금도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김 교수는 60세가 되면 자식들과 자신의 생활을 분리하여 경제적으로 독립해야 하고, 세상에서 가장 나쁜 것이 공짜이므로 노인들에게 무턱대로 복지 혜택을 주는 일을 지양해야 하며, 노년기의 숙명인 고독을 이겨내기 위해 취미활동이든 일이든 무엇이든 하려는 자세가 필요하지만, 자식들이 부모가 홀로 됐을 경우 재혼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해 볼 필요도 있다고 제언하고 있다.
그는 "젊었을 때는 용기 있는 사람이, 장년기에는 신념이 있는 사람이, 나이가 들어서는 지혜 있는 사람이 잘 산다"며 "나이가 많다고 마음대로 행동할 것이 아니라, 타인을 배려하고 약속을 지키는 것이 노인의 지혜"라고 강조하고 있다. 본능적으로 느끼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는 길은 "사랑하는 사람이든 이웃이든 국가든, 내 생명보다 더 귀한 것을 위해 사는 것"이다.
그는 인생 최고의 시기를 보통 사람들이 노년기로 보는 '65-75세'라고 말한다. 몸은 노쇠해지지만, 인간적으로나 학문적으로 가장 성숙해지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철학교수인 그의 '철학'은 나이가 들었다 해서 노년기가 아니라, 정신적 성장이 멈추고 사회적 활동이 끝나는 때를 노년기로 여겨야 한다는 것이다. 그의 철학에 따르면, 100세 시대를 온몸으로 살아내고 있는 그조차 아직 '노년기'가 되려면 멀었다.
이 외에도 책에서는 배낭 하나 메고 세상을 여행하는 사라토가 도용복 회장, 10년간 귀촌·귀농을 준비한 노해석·손영이 부부, 영화 <인턴>처럼 30년간 글로벌 기업에서 재무통으로 일하다 현재 노인 인턴사원으로 근무하는 정윤민 씨, 봉사활동으로 새로운 삶의 에너지를 찾은 전휘자 씨, 한국 호스피스의 산 증인 이경식 교수 등이 전하는 각자의 '노후 행복 레시피'를 들려주고 있다.
1부와 3부에서는 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서 10년간 축적한 노인의 삶에 대한 자료를 토대로, '오래 사는 삶의 복, 준비된 사람만이 누릴 수 있다', '기나긴 후반 인생, 돈보다 일이다', '노후 준비자금 10억은 뜬구름 잡는 얘기다', '시간 디자인, 머니 디자인보다 중요하다', '배우자의 존재만으로도 복이다' 등 행복한 노후를 위한 인생 설계의 실질적 노하우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은 지난 2005년 12월 설립돼 일자리·재능나눔 등 '노인 사회활동 지원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준정부기관으로, 미래 고령사회를 대비하여 '활기차고 밝은 고령사회 구현'을 위한 여러 정책들을 개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