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 무장단체에 납치된 것으로 알려진 분당샘물교회 성도 중 한 명인 이영경(22·여) 씨의 아버지 이창진(51) 씨는 딸의 피랍 소식을 전해 듣고 급히 분당샘물교회를 찾았다.

그는 지난 15일 딸과 마지막 통화 이후 소식이 끊겼다고 했다. “내가 사 준 조명등 잘 챙기라고 했죠. 그리고 무사히 잘 갖다 오라고 했는데….” 이창진 씨의 표정은 금새 어두워졌다. 딸 이영경 씨는 대한예수교장로회 대신총회가 설립한 안양대 4학년 영어영문학과 재학 중으로서 지난 해에는 인도로 봉사활동을 다녀올 정도로 봉사정신과 신앙심이 깊었다고 한다.

그는 딸을 보내놓고 왠지 불길한 느낌이 들었는데, 마침 그 때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던 아들로부터 “아빠, 아프간에 무슨 일이 생긴거 같아요”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그길로 뉴스를 확인해 보니, 아프간에 끔찍한 납치 사건이 터진 것이다. 그리고 그 피랍된 그룹이 딸과 함께 단기선교를 떠난 그룹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그는 “지금 TV를 통해서만 상황을 알 수 있어서 정확히 확인할 수 없지만 아마 내 딸이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다른 성도들과 함께 아프간으로 떠난 이영경 씨는 10일 일정의 봉사를 마치고 23일 돌아 오기로 돼 있었다.

현재 피랍된 것으로 추정되는 분당샘물교회 성도들의 가족들은 분당샘물교회 사무실에서 외부인 출입을 일체 금한 채 사태 파악과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이따금 교회밖으로 나서는 성도들의 표정이 심각하다. 피랍자 가족으로 보이는 이들은 눈에 눈물이 고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