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의해 살해된 일본인 고토 겐지 씨에 대해, 그의 부인이 “분쟁 지역에서 사람들의 고통을 전해 온 남편이 매우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고토 씨의 부인은 1일 영국 언론인 지원단체를 통해 발표한 입장에서 이 같이 말했다고 교도통신이 2일 보도했다.
그는 “남편은 특히 아이들의 눈을 통해 (전쟁이) 보통 사람들에 미치는 영향을 조명함으로써, 전쟁의 비극을 우리에게 전하는 데 열정을 쏟아 왔다”고 소개했다.
고토 씨의 모친 이시도 준코(78) 씨도 “아들은 전쟁이 없는 세상을 꿈꿨다. 나는 슬픔의 눈물을 흘리고 있으며, 어떤 말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 같은 슬픔이 증오의 사슬을 만드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 아들은 전쟁 없는 세상을 꿈꿨으며, 분쟁과 가난에서 어린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일했다. 아들의 이 같은 신념이 전 세계인들에게 전달되길 바란다”고 했다.
고토 씨는 1990년 도쿄에서 ‘인디펜던트 프레스’를 설립한 후 분쟁 지역을 취재해 온 언론인이다. 그는 시리아 내전 현장을 취재할 때, 현지 어린이들의 비참한 현실을 확인한 뒤 지원 프로그램을 만들어 직접 기부하기도 했다. 고토 씨의 지인은 아사히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시리아에서 환영받는 존재였으며, 특히 아이들의 사랑을 받았다”고 말했다.
고토 씨는 연락이 끊기기 전 마지막 영상에서 “(이곳은) 매우 위험하기 때문에, 어떤 일이 벌어지더라도 나는 시리아인들을 원망하지 않으며, 책임은 나 자신에게 있다. 일본의 여러분도 시리아인들에게 어떤 책임도 지우지 말아 달라”는 당부를 남기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번 사건과 관련, 흉악한 살인이라며 강력하게 비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성명에서 “미국은 동맹국과 광범위한 연대를 통해 지속적으로 이슬람국가의 세력을 약화시키고, 최종적으로 그들을 격퇴하기 위한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