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주요 교단과 연합기관이 최근 육군 28사단에서 가혹행위로 인해 숨진 윤모 일병 사건과 관련, 잇따라 우려를 표명하고 병영문화 개선을 촉구했다.
먼저 예장 통합총회(총회장 김동엽 목사)는 성명을 통해 "군의 패쇄적인 구조로 인해 윤 일병이 집단폭행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동안 아무 것도 하지 못한 우리의 무능함에 더욱 분노할 따름"이라며 "지금은 윤 일병의 눈물을 닦아주고, 윤 일병이 과제로 남기고 간 군대의 구타·가혹행위라는 악습을 뿌리 뽑는 과제를 해결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28사단 집단구타 사망사건은 군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신뢰를 송두리째 날려벼렸다"며 "이번 사건은 숱한 대책에도 불구하고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음을 명백히 보여주었으며, 구타 및 가혹행위가 근절되기는커녕 '야만적 폭력'이 음성화되어가고 있음을 다시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철저한 진상조사와 구체적 대책 마련 △가해자들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 △유사한 사건의 재발방지 등을 촉구했다. 특히 "병영문화 전반에 걸친 대수술이 필요하다"면서 "군 당국은 국민들의 정서와 요구를 잘 살피고, 국민들의 납득할 만한 차원의 재발방지 대책을 조속한 시일 안에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우리 총회는 그 안 군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국가권력의 최후 보루로 생각하고 무한한 신뢰를 보내며 군선교에 힘써왔다"며 "그러나 이번 28사단 사고를 보며 이러한 기본적인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 이제라도 군은 병영 내 폭력과 가혹행위가 국민들을 얼마나 절망하게 만들고 있는지 똑바로 직시하고 철저한 진상조사와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해 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김영주 목사)도 관련 성명에서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입대한 병사들의 인권과 자율성이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을 바라보며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NCCK는 "지난해 12월 전입 시부터 올해 4월까지 5개월간 지속된 구타와 가혹행위가 제지당하지 않고 계속 진행되어 온 것, 피해자인 윤모 일병이 5개월에 걸쳐 그 아픔을 혼자 감내해온 것, 그들을 관리·감독해야 할 간부들이 사망사고가 일어날 때까지 어떤 조취도 취하지 않았다는 것은 군 스스로 해결 능력이 없음을 자인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군은 현재 상황의 심각성을 직시하고, 더 이상 말로만 하는 재발방지 대책이 아니라 대대적인 군 개혁을 통해 병사들의 인권이 유린당하는 일이 없도록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며 "사건사고를 관리 소홀로만 바라보는 안일한 인식과 군대 내의 최소한의 폭력은 필요하다는 구시대적인 인식을 버리고, 병영문화 자체를 근본적으로 혁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