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야웨의 뜻
(1) 존재자 및 창조자
하나님의 이름인 이 “야웨”란 말에 뜻이 있는가? 있다면 무슨 뜻인가? 이에 대해 학자들 간에 일치된 의견이 없다. 많은 학자들이 이 말에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의미가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뜻을 알 수 없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이름 자체가 불가사의라는 의견도 있다. 이런 의견을 가진 사람들 중의 하나가 W. F. Albright이다.
그런가 하면 상당수의 학자들이나 목사들은 그것이 “존재” 또는 “존재자”를 뜻한다고 말하나 왜 그러한가에 대해서는 분명한 대답을 제공하지 못한다.
그 뜻이 무엇이든지 간에 이 말이 곧 하나님을 뜻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여러 경우에 “야웨”와 “하나님”이란 두 단어가 함께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많은 경우에 그 복합형 “야웨 엘로힘” 즉 “하나님 야웨”란 말이 사용되고 있다. 그런데 사42:5에는 “하엘 야웨”란 형태가 나오는데, 그 정확한 뜻은 “(그) 하나님 야웨”이다.
만일 “야웨”가 하나님을 뜻한다면 이것은 하나님이란 말을 중복하는 셈이 될 것이다. 이러한 예는 창세기 2장과 3장에 많이 나타난다. 그런데 창세기 1장 그리고 6장에서는 “엘로힘”이 단독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반해 4장과 5장에서부터는 “야웨”가 단독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7장 이하에서는 “야웨”와 “엘로힘”이 서로 번갈아 단독으로 또는 두 단어가 함께 사용되고 있다.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이름을 친히 지으셨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 분에게 이름을 지어준 분이 따로 계시다면 그분은 아마도 하나님보다 위에 있는 분일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하나님이란 말의 개념에 어긋난다. 철학적으로 “하나님”이란 완전한 최고의 존재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스스로 이름을 지으셨다면 아무 의미도 없는 말을 자신의 이름으로 삼으셨을 것으로 생각하기 힘들다.
만일 그 이름에 뜻이 있다면 그 뜻을 인간이 알 수 없게 하시지는 않으셨을 것이다. 뜻 모를 이름을 인간들에게 가르쳐 주시지는 않으셨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자신의 이름의 뜻을 설명하셨다는 기록은 성경 어디서도 찾을 수 없다. 그러나 그 뜻을 짐작할 수 있는 단서 또는 힌트를 주셨다. 그러한 힌트를 출3:13-5에서 찾을 수 있다.
출3:13절에서 모세가 “내가 이스라엘 자손에게 가서 이르기를 너희 조상의 하나님이 나를 너희에게 보내셨다 하면 그들이 내게 묻기를 그의 이름이 무엇이냐 하리니 내가 그들에게 무엇이라 하리이까?”라고 하나님께 물으니 14절에서 하나님께서 대답하시기를 “나는 스스로 있는 자니라. 또 이르시되 너는 이스라엘 자손에게 이같이 이르기를 스스로 있는 자가 나를 보내셨다 하라”고 대답하셨다.
그런데 바로 그 다음 15절에서 계속해서 말씀하시기를 “너는 이스라엘 자손에게 이같이 이르기를 나를 너희에게 보내신 이는 너희 조상의 하나님 곧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야곱의 하나님 여호와라 하라. 이는 나의 영원한 이름이요 대대로 기억할 나의 표호니라”라고 말씀하셨다.
14절에서는 자신의 이름을 “스스로 있는 자”라고 하시고 15 절에서는 자신의 이름을 “야웨”라고 말씀하시고 있다. 다시 말해 마치 조금 전에 자신의 이름을 “스스로 있는 자”라고 하신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리신 것처럼 말씀하시고 계신다. 만일 이 두 이름이 같은 뜻을 지니고 있거나 서로 밀접한 관련이 없다면 이렇게 말씀하시지 않으셨을 것이다.
이로 미루어 보면 “스스로 있는 자”라고 번역된 이름이 “야웨”란 이름의 뜻을 푸는 데 중요한 열쇠가 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말 성경에서 “나는 스스로 있는 자니라”로 번역된 히브리어는 “에흐예 아쉐르 에흐예”(이것은 히브리어 원문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에흐예 아쉐르 에흐예”(그런데 구약 특히 모세5경을 비유적으로 해석한 사람으로 잘 알려진 알렉산드리아의 유대철학자 필론은 이 말이 “존재하는 것이 나의 본성이고, 그것은 이름으로 기술될 수 없다”라는 말과 동일한 의미를 갖는 것으로 해석한 바 있다.
우리는 여기서 두 가지 질문을 제기해 볼 수 있다. 하나는 하나님께서는 왜 자신의 이름을 “아니 후 아쉐르 이흐예”(그런데 “에흐예”(그리고 또 하나의 질문은 이 이름과 위에서 살펴본 “야웨”란 이름은 어떤 관계가 있는가이다. 이 질문은 “야웨란 이름과 나는 스스로 있는 자라고 하는 두 개의 이름은 서로 같은 뜻을 지니고 있는가? 아니면 다른 뜻을 가지고 있는가?”라고 고쳐 물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서로 뜻이 다른 두 개의 이름을 갖고 계시다고 상정하기 힘들다. 만일 하나가 부족해서 두 개를 가지셨다면 “하나님의 특성은 여러가지인데 왜 여러 개를 갖지 않으시고 하필 두 개만 가지셨는가?”라고 물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성경은 하나님의 특성에 대해서 여러가지를 말해주고 있다는 사실에 근거한 것이다. 실제로 고대 바빌론의 신 마르둑(Marduk)은 그 이름이 50개나 되었고, 이집트의 신 레(Re)도 많은 이름들을 갖고 있었다. 이런 이방 신들과는 달리 “야웨” 하나님은 오직 하나의 이름만을 가지셨다. 이것은 언제나 동일하신 하나님의 특성과도 잘 어울린다고 하겠다. 하나님께는 여러가지 특성이 있으나 그 본질은 항상 동일한 분이시다.
하나님께서 자신의 이름을 “야웨”라고 하신 대신에 “에흐예 아쉐르 에흐예”(이렇게 상정할 수 있는 근거는 위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출3:14에서 하나님께서 자신이 “에흐예 아쉐르 에흐예”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