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버트 하인리히는 1920년대에 미국의 여행보험회사에 다니고 있었다. 그는 이 회사의 엔지어링 및 손실 통제 부서에 근무하면서 업무 성격상 많은 사고 통계를 접하게 되었다. 그래서 실제 발생한 7만 5,000건의 사고를 정밀 분석했는데, 그 결과는 무척 흥미로웠다. 그는 산업재해에 대한 분석 결과물을 정리하여 1931년에 <산업재해 예방>이라는 책을 발간했다. 하인리히는 이 책에서 재해에 의한 피해 정도를 분석해 큰 재해(major injury)와 작은 재해 (minor injury) 그리고 사소한 사고(accident)의 발생 비율이 어떠한지를 숫자상으로 명확히 밝혀냈는데, 그 비율이 바로 1대 29대 300이었다. 오늘날 1대 29대 300법칙을 <하인리히 법칙>이라 부른다. 하인리히 법칙을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하인리히는 산업재해가 발생하는 과정에서 큰 재해가 한 번 발생한다면 그 전에 같은 원인으로 발생한 작은 재해가 29번 있었고, 또 운 좋게 재해는 피했지만 같은 원인으로 부상을 당할 뻔한 사건이 무려 300번이나 있었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를 확률로 환산한다면, 재해가 발생하지 않은 사고(no – injury accident)의 발생 확률, 즉 경미한 사고가 재해로 연결되지 않을 확률은 90.9%(=300/330), 작은 재해(minor injury)의 발생 확률은 8.8%(=29/330), 큰 재해(major injury)의 발생 확률은 0.3%(=1/330)가 된다.
이 법칙에 따르면 산업재해는 어떤 우연한 사건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그러할 개연성이 있었던 경미한 사고가 반복되는 과정 속에서 발생하는것이 자명해진다. 주먹구구 방식이 아니라 과학적 통계에 근거하여 도출된 하인리히 법칙은 어떤 상황이든 간에 큰 재해는 항상 사소한 것들을 방치할 때 발생한다는 것을 것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나아가 문제되는 현상이나 오류를 초기에 신속히 발견하여 대처하면 큰 재해를 방지할 수 있으나, 초기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할 경우 큰 문제로 번질 수 있음을 경고한다. 예를 들어 1995년 6월에 발생했던 저 유명한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를 보자. 이 건물은 지어질 당시부터 문제가 많았다. 옥상에 76톤가량 되는 설비장치를 설치하여 원래 설계하중의 4배를 초과 했고, 마땅히 들어가야 할 철근이 무더기로 빠져 있었다. 이러한 부실 시공과 더불어 허술한 관리가 추가되어, 천장에 금이 가거나 옥상 바닥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는 등 숱한 작은 징후들이 포착되었다(300의 잠재적 요소), 그 결과 붕괴 사고가 있기 전부터 에어컨의 진동 소리에 관한 고객 신고가 들어오고 벽의 곳곳에 균열이 크게 늘어 붕괴 위험이 있다는 내부 직원의 신고와 전문가 진단을 숱하게 받았지만 별다른 대책을 취하지 않았다(29의 작은 사고),
잠재적 요소에 대한 무시는 결국 1,000여 명의 사상자를 낸 대형사고로 이어졌다. 또한 2008년 1월 이천에 위치한 (주)코리아2000의 냉동물류창고에서 화재가 발생(1의 큰 사고)하여 밀폐된 지하층에서 이하던 인부 40명이 대피하지 못해 죽은 사고가 있었다. 이 화재에서도 하인리히의 법칙이 여지없이 드러난다. 현장 감독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것은 물론 시행사, 시공사, 감리업체가 모두 한 뿌리에서 나온 하나의 회사나 마찬가지여서 처음부터 감리감독이 제대로 될 리 만무했다. 그 속에서 숱한 비리와 위험요소를 보고도 못 본 체한 것이 수두룩했다(300의 잠재적 요소), 이러한 바탕 속에서 2007년 10월, 용접 과정에서 튄 불똥이 샌드위치 패널에 옮겨 붙어 불이 난 적이 있고, 2007년 8월에도 또 다른 창고에서 영접작업 중 불이 났다. 이 외에도 몇 번 이런 사고가 일어났다고 한다(29의 사고), 이처럼 수차례의 직접적인 경고가 있었음에도 아무런 안전대책을 취하지 않은 대가를 40명의 아까운 생명들로 톡톡히 치러야 했다. 비단 산업재해뿐 이니라 국가운영 측면에서도 하인리히 법칙이 적용된다.
1997년 선진국 사교클럽이라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 기입해 어깨를 으쓱대던 한국은 외환보유고가 부족해 국가부도를 맞게 됐다. 이런 국가적인 위기에 봉착하기 전에 이미 기업의 무리한 대출과 해외 금융시장 불안정, 정경유착, 차입경영, 금융부실, 부패관행 등으로 경제 전문가들과 소장학자들로부터 국가 위기에 대한 수많은 경고를 받았다. 하지만 김영삼 정권에서 활약한 미국 유학파 중심의 교수와 경제관료들은 ‘쓸데 없는 소리’라고 이를 일축해 버렸다(300의 잠재적 요소), 1997년 초, 한보철강이 5조 원대의 부도를 낸 것을 시작으로 삼미, 진로, 뉴코아 등 대기업들의 부도가 연쇄적으로 이어졌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AA+(우수)’였던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양호)’로 떨어뜨렸다(29의 작은 사고), 이러한 징후들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스스로를 맹신하고 미온적인 대처만 일삼은 한국은 IMF관리체제라는 핵폭탄을 맞게 된다(1의 큰 사고). 큰 사고가 있기 전에는 반드시 수십 수백 번의 전조가 있게 마련이라는 이 법칙은, 결정적 실패를 피하기 위해서는 그 이전에 나타나는 실패의 징후들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는 교훈을 준다.
사필귀정이라는 말을 누구나 안다. 인간이 어리석기 짝이 없는 이유는 자신만은 예외일 것이라는 막연하고 무책임한 기대에 잡혀 있다는 점이다. 사고에 대한 원인의 존재가 과학적으로 입증되기 이전에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존재가 우연의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창조주라는 절대 원인에 의해 존재하고 섭리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하나님의 말씀은 정확하게 인생의 삶의 결과에 대해 원인을 밝혀주고 있다. 말씀으로만이 아니라 말씀의 실행 여부에 대해 즉각 즉각 사건으로 입증해 주신다. 우리의 삶에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우리의 삶에 대한 하나님의 경고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종말에 대한 SIGN뿐 아니라 일상적인 모든 일이 하나님의 SIGN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지혜로운 자와 어리석은 자의 기준은 무엇인가? 하나님의 SIGN을 깨닫는자가 지혜로운자요 깨닫지 못하는 자가 어리석은 자이다. 인간이 발견한 과학적 이론도 원인의 필연성을 말한다. 하나님의 말씀은 일점일획도 차질없이 이루어진다고 예수님이 직접 강조하셨다.
[안인권 칼럼] 1:29:300 법칙
새소망교회 안인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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