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식 목사 추모 행사에 참여한 각계 인사들이 남북자 송환을 촉구하며 결의를 다지고 있다.
중국에서 탈북자를 돕다가 북한 당국에 납치된 후 순교한 故 김동식 목사의 피랍 13주기 및 순교 12주기를 맞아, 추모 및 납북자송환 촉구식이 15일 오후 2시 국회의원 회관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 기독교계를 비롯한 각계 인사들이 참여했다.

서경석 목사(기독교사회책임 공동대표)는 “김동식 목사는 북한 동포를 먹이고 돌본 죄밖에 없다”며 “북한 당국에 잡혀서 고난받고 순교한 김 목사의 헌신과 사랑을 기억하고 북한 인권에 관심을 가져 주길 부탁한다”고 밝혔다.

최성용 대표(납북자가족모임)는 “시간이 지나고 기다려도 정부는 관심을 갖지 않는데, 납북자와 국군포로들의 생사 확인이 시급하니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한국교회가 기도하고 힘써 준다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요청했다.

과거 김동식 목사로부터 도움을 받았다는 탈북자 박희순(가명) 씨는 “김 목사님은 북한에서 간첩 누명을 쓰고 상상할 수 없는 고문과 핍박을 받았다”며 “김 목사님이 제게 물질과 기도로 도와주시며 하나님의 사랑을 가르쳐 주었기에, 값없이 받은 사랑을 나누도록 힘쓸 것”이라고 했다.

문국환 대표(김동식목사유해송환운동본부 공동집행위원장)는 참석자들을 대신해 김동식 목사 유해와 납북자·국군포로의 송환을 강력 촉구하는 성명서를 낭독했다.

성명에서는 우선 북한당국을 향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외국인을 납치하여 스파이 양성 교육에 투입하였고, 대한민국 국민에 대해서는 1969년 KAL기를 공중납치를 비롯하여 수백 명에 이르는 어부들과 탈북한국인과 선교사들을 납치하고 살인하는 만행을 저질러 왔다”며 “특히 순수한 마음으로 북한 동포에게 도움을 주고자 했던 선교사를 납치하여 죽음에 이르게 한 북한당국의 야만적인 행위는 도저히 용납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정부에 대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책무를 다하지 못해 13년이 되도록 김동식 목사의 생사확인조차 못하고, 여타의 납북자들의 송환에 대해서도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며 “도대체 언제까지 납북자 문제를 이대로 방치할 것이며 국군포로들의 문제를 외면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김동식 목사의 생사확인과 유해송환이 이루어지길 간절히 소망한다”며 △북한당국의 김동식 목사 납치 사죄와 그의 유해와 납북자 및 국군포로 즉각 송환 △정부의 김동식 목사 및 납북자 송환과 국군포로의 생사확인 추진 △국회의 북한인권법 즉각 제정을 요구했다.

故 김동식 목사는 교통사고로 한 쪽 다리가 불구인 장애인으로, 부인 주양선 선교사와 중국 장애인 선교를 감당해왔다. 그러던 중 북한 탈북자를 만나면서 북한선교에 관심을 가졌고, 탈북자들을 돌보며 한국에 거주하기 원하는 이들이 있으면 입국을 도왔다.

북한 당국은 김 목사를 위협세력으로 판단해 치밀한 계획으로 납치했다. 북한은 납치한 김 목사에게 강제 개종과 탈북자 한국 이송 회개를 요구하며 모진 고문을 했고, 결국 김 목사는 2001년 1월 고문 후유증과 영양실조로 별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