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우리 베델의 한 젊은 신혼부인에게서 온 편지에 많은 감동을 받고 울었습니다. 올해 초에 병원에서 첫 아이를 낳던 중, 아기가 약 30분간 숨이 멈추는 의료사고가 일어난 것입니다. 온 힘을 다했지만 결국 유난히 살색이 희고 잘생긴 이 어린 남자 아기는 아빠와 엄마의 품에 안겨 마지막 숨을 거뒀습니다.

이 젊은 엄마에게 그 비통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병원에서는 가망이 없다고 몇 번씩 최종 통보를 해왔지만, 엄마의 강한 사랑의 본능을 누구도 말릴 수 없었습니다. 몇 주일을 더 버틴 끝에 어린 아이는 엄마, 아빠의 사랑을 두 달간 누린 끝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눈물과 아픔의 시간이 흐른 후, 이 젊은 부부가 회복하기를 소망하며 계속 기도하고 있는데 며칠 전, 아이의 엄마에게서 다음과 같은 편지를 받았습니다.

“(중략) 손 목사님, 감사함의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다가 한국에서 가져온 제일 아끼는 편지지를 꺼내 몇 자 제 손으로 적습니다. 우리 아이를 부둥켜 안고 목 놓아 울어주시며 기도해 주셨던 목사님의 모습이 제 가슴 속에 평생 남아있고, 그 사랑을 평생 제 마음 속에 간직할 것입니다. 저희 또한 다른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고 진심으로 걱정하는 마음 가지고 살겠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이 저에게 주신 능력과 탤런트를 교회를 위해, 목사님을 위해, 하나님 영광을 위해, 그리고 북한 동포들의 자유를 위해 할 수 있는 대로 기꺼이 바칠 것입니다. 목사님, 언제든 저희 부부를 사용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그처럼 엄청나고 극심한 고통의 골짜기를 지난 후 이런 편지를 쓴다는 것은 오직 믿음 때문이요, 하나님의 사랑 때문입니다. 여전히 고난은 끊임없이 우리를 찾아옵니다. 목회 현장은 언제나 희비가 엇갈리는 교차점과 같습니다. 아침에는 어느 가정의 밝은 소식으로 활짝 웃었다가도 몇 시간이 안가 또 다른 가정이 겪는 고난의 소식이 들려와 가슴이 찢어지는 아픔을 겪게 됩니다. 경영하던 기업이 경쟁 업체의 비윤리적 공세 앞에 무참히 허물어지고 다 잃게 된 어느 한 베델성도의 고난은 정말 이해가 안 되는 탄식이요 억울함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시간에도 그분에게 권고한 것은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반드시 왜 그런 방식으로 사랑하셔야 했는지 훗날 알게 될 것이라고 권고하고 기도해 드렸습니다.

지금도 예배 시간에 고난을 당한 성도와 눈길이 마주 칠 때마다 강단에 선 저의 마음이 쓰라립니다. ‘얼마나 힘들까, 얼마나 고독할까’, 무슨 말로 위로할 길이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사랑은 계획이 있고 그 계획을 깨닫기까지 시간이 걸립니다. 반드시 그 사랑은 때가 오면 휘장을 걷고 고난의 목적을 밝혀줄 것입니다. 숨을 멈추는 어린 아기를 품에 안고 있을 때, 욥과 같이 다 잃어버리는 와중에 던져졌을 때, 사랑하는 사람이 내 곁을 떠나갈 때… 그 어느 때든지 결국 마지막은 하나님의 사랑에 달렸습니다. 그분의 사랑은 결코 실패하는 법이 없습니다. 목회는 사랑입니다. 교회는 사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