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진행된 기독교의 대북선교는 첫째로 북한 공산정권과 협력하지 않는 방법(탈북자 구출, 풍선 보내기, 대북 전단 살포, 라디오 보급)과, 둘째로 북한과의 협조를 통한 구제 사업 및 기관 건립 사업으로 구분할 수 있다.

두 가지 방법 모두 북한 내부로부터 사회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사역으로, 북한 체제 유지가 아니라 북한 주민들의 생존 및 경제적 자립과 기독교 복음 전파를 위한 움직임이었다.

공산당원의 가족으로 평양에서 태어나 요덕 정치범수용소를 탈출한 북한전략센터 강철환 대표는(조선일보 객원기자) 대북 선교로 북한에 자금지원을 하거나 북한 내부에 직접 들어가 자유세계를 알리는 선교, 즉 두 번째 방법은 아직 시기상조라고 진단했다.

북한 체제의 목표가 민생이나 국민경제 발전이 아니라 공산 정권 유지를 위한 군사력 확보이기 때문에, 현재로서 북한을 도와준다는 것은 정권 유지를 위한 수단으로 밖에 사용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북한, 체제 변화 없이는 어떤 사역도 악용 돼
체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도록 많은 정보 유입 돼야


강 대표는 북한의 복음화는 ‘북한 내부 깊숙한 곳에서부터 일어나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정부와 민간차원에서의 자금 지원보다는, 북한 내부에서 스스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도록 라디오나 USB, MP3를 이용해 자유세계에 대한 정보를 확산 시키는 것이 먼저”라고 분석했다.

“북한 체제 특성상 체제가 변하지 않으면 그 어떤 사역도 불가능합니다. 중국도 등소평이 개혁 개방을 실시한 이후에 많은 사람들이 들어가서 나라를 변화 시킬 수 있었습니다. 지금 북한 정권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도움을 주게 되면 정권이 계속 악용해서 도와줄수록 정권은 강화되고 인민은 탄압받는 구조이기 때문에…….”

강 대표는 북한 변화를 위한 세 가지 방안으로 1 탈북자 강제북송 철폐 2 정치범 수용소 폐지 3 중국의 경제 개혁개방 추진을 꼽았다. (정치범 수용소 철폐와 경제 개방 개혁은 북한 체제 확립의 핵심 인물이던 고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도 북한 발전을 위해 제시한 사항이다.)

탈북자 강제북송이 중단되면 탈북자가 늘어남과 동시에 북한의 경제와 체제 붕괴를 일으키고, 북한은 핵과 미사일을 포기하는 대신 개혁과 개방정책을 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성경을 가지고 있거나 하나님께 기도하는 것만으로도 정치범 수용소로 끌려가는 상황에서, 수용소 폐지는 북한 내 인권 보장과 기독교 복음 전파에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강 대표는 “북한은 김일성, 김정일 동상만 3만 8천개, 그 밖에 숭배 물을 7만개나 만들어 놓을 정도로 국가라기보다 체제 유지를 위한 집단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회유나 타협은 맞지 않다”며 “탈북자 강제 북송 철폐와 정치범 수용소 폐지, 라디오 MP3 와 같은 정보 확산은 북한에 개혁 개방을 가져오고 한반도 통일과 북한의 복음화를 이루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과기대 설립 목적과 기능 달라

▲평양과기대 착공식 기념 촬영. 날짜가 주체 91년으로 서기 보다 먼저 표기되어 있다.

강 대표는 평양과기대 역시 기독교에서 지원한 여러 기관과 마찬가지로 설립 목적과 그 기능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평양과기대를 세계적인 전문기술교육의 요람을 목표로 세워졌으며, 교회 및 단체, 개인 후원으로 450억 원 넘게 투입돼 100만㎡(약 33만평) 부지에 10여개의 학사동, 종합동, 기숙사 등 다양한 시설을 구비하고 있다. 농업식품공학·정보통신·산업경영 등 3개 분야에 약 400여명의 학생이 모든 수업을 영어로 듣고 있으며 학생들은 4년간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학비, 식비, 기숙사비 등 교육비용은 일체 무료다.

강 대표는 “북한에 종합 대학이 없어 평양과기대를 세운 것이 아니다. 김일성종합대학, 김책공업종합대학 등 종합 대학만도 몇 개가 있다. 그러나 북한은 첨단 군사기술 대학이 필요한 것”이라며 “평앙 과기대는 북한 체제유지와 특권층의 교육에 기여하고, 핵과 미사일 개발을 위한 군사적 전문 인력 양성에 사용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평양과기대의 선교적 목적에 대해서도 “김일성 주체사상 외에 보편적 인간 평등과 사랑, 구원을 추구하는 일체의 신앙 자유가 허용될 수 없는 환경에서 ‘북한 선교’에 의미를 두는 것은 허위”라며 “대학 내 채플은 북한 대학생과 교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외국의 초빙교수와 가족 등으로 한정된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어서 그는 “대학의 실질적 권한이 북한에 있는 것으로 보아 대외 개혁․개방과 시장경제 개념 등 자본주의 가치를 도입하는 통로로서의 기능보다는 체제유지와 정치적 선전도구에 사용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