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한국계를 포함한 아시아계가 선거판도를 바꿀 수 있는 세력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미 실리콘밸리 일간 새너제이 머큐리뉴스가 8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1996년 대선에서 자녀교육에 관심이 많은 중산층 여성을 가리키는 '사커맘(soccer moms)'이 선거향방을 가르는 '스윙 보트(swing vote)' 세력으로 등장하고 이어 남미계가 정치인들의 구애대상이 됐으나 이번에는 아시아계가 선거판도를 바꾸는 '게임체인저(game-changer)'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같은 아시아계의 부상이 공화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10년간 아시아계 인구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집단적으로 공화당에 등을 돌리고 있다는 것.


센서스 결과, 2000년에서 지난해까지 아시아계 인구가 41%나 증가했으며, 무엇보다 이번 대선에서 주요 전장이 될 것으로 보이는 11개 주에서 가운데 9개 주에서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아시아계는 미국 전체 인구 가운데 5.2%정도를 차지하지만 버지니아에서는 5.9%, 네바다주에서는 8.4%나 됐으며 각각 2000년에 비해 55%와 71%가 늘어났다.


전체 아시아계의 5분의2가 살고 있는 캘리포니아주에서는 14.1%가 아시아계이며, 이는 2000년보다 25.9%가 증가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4월 실시된 한 조사에서 아시아계의 73%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지지했으며, 27%만이 공화당 대선후보인 밋 롬니에 우호적이었다. 반면 1992년 대선에서는 아시아계의 55%가 조지 부시 대통령을 지지했으며 31%만이 빌 클린턴 후보를 찍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과 중국 이민자들과 베트남 망명자 등 아시아계는 그동안 공산주의자에 대해 보다 적대적인 모습을 띤 공화당을 지지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냉전이 끝난 후 이민 2세대를 중심으로 정치적으로 좌측으로 기울어지고 있다.


아시아계는 의료보험과 중산층 지원, 교육을 비롯한 기회평등 등의 측면에서 민주당 정책에 더 점수를 주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아시아계의 정치참여 수준은 여전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의실현을 위한 아시아아메리카센터(AACAJ)'의 조사결과, 2008년 대선에서 선거권 취득이 가능한 연령대의 아시아계 가운데 68%만이 투표를 할 수 있는 시민권자이며 이중 55%만이 유권자 등록을 했고, 실제 투표 참여자는 이보다 훨씬 적었다는 것.


따라서 전문가들은 잠자는 이 거인을 완전히 깨우기 위해 유권자 등록과 투표참여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으며 실제로 아시아계 각종 단체들은 유권자 교육 등에 주력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