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미국에서 금융위기 이후 분가했던 자식들이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부모와 함께 살기를 원하는 경우가 늘고 있지만 부모 상당수는 이에 거부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새크라멘토비 인터넷판이 8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최근 갤럽&로빈슨의 조사결과, 65세 이하 성인의 53%는 도움이 필요한 노년층 부모들과 함께 살 의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나 65세 이상 노년층은 25% 정도만 자식들이 함께 살 것을 권할 경우 이를 수용할 생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적으로 노인들이 동거를 원하지 않는 것은 자녀들에게 부담이 되지 않기 위한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실제로는 자신들의 자유를 만끽하기 위해 가능한 한 독립적으로 살기를 원하기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인구센서스 결과, 미국 전체적으로 노년층의 80%가 자녀와 떨어져 사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이는 1940년대보다 3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새크라멘트 시내 에델 M. 하트 노인센터의 로잔 버나디 이사는 "고객(노인)들 가운데 분가한 성인 자녀들과 다시 합쳐서 사는 경우가 있지만, 현재 80대인 이들은 자녀들과 함께 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고 말했다.


이들에게 있어 노년층에 접어들어 은퇴한다는 것은 일과 자녀양육, 부모 부양 등 지금까지 가져왔던 부담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살 수 있게 됐음을 의미한다는 것. 하지만 성인 자녀들과 함께 살 경우 자칫 다시 손자들의 베이비시터로 전락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또 실제적으로도 자녀들과 함께 살기 위해 지금까지 살아온 자신의 주거지를 옮기는 것도 이들 노인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라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이 경우 이웃, 친구, 교회 등 종교단체와 심지어 자신들의 주치의와도 떨어져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노던 아이오와대학 일레인 애시바우 교수는 "홀로 사는 65세 이상 노인여성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외로움은 가족이 아니라 같은 또래의 친구가 없을 때 더 심하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애시바우 교수는 "그들은 자녀들이 아니라 친구들에게 의지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며 "도움이 필요할 경우 가족들과 함께 사는 것보다 의료서비스 등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이 가능한 노인복지지설로 가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