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외로운 아빠가 너희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어 이 글을 쓴다. 물론 자녀들이 성장하면 부모를 떠나가는 게 당연하다고 인정하면서도 내 가슴은 너희들을 놓지를 못하고 붙잡고 있구나. 너희들도 직장과 가정, 사회 생활에 쫓기다 보니 부모에게 관심을 갖기가 힘들겠지만 직접 찾아오기는 힘들어도 전화는 좀더 자주 할 수 있지 않을까? 너희들의 목소리만 들어도 마치 메마른 땅에 단비를 만난 듯 생기가 돌고 새 힘을 얻는구나. 너희 엄마나 내가 전화를 걸어도 만나기 힘들고 또 메시지를 남겨 놓아도 연락이 잘 되지 않을 때는 서운하단다. 근래에 외로움을 더 느끼는데 이유는 가까운 친구들이 하나 둘 곁을 떠나고 손주 돌보느라 정신없고 혹은 건강이 안좋아 누굴 붙들고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눌 기회마저 적어지니 말이야.

요즘 마치 외로운 섬에 혼자 있는 기분이다. 자녀들아, 이 말은 꼭 해야겠다. 너희 부모가 병들어 오래 누워 있거나 세상 떠난 후에 불효했다고 후회하지 말아라. 너희 할머니 할아버지가 세상 떠나신지 오래 되었으나 지금도 나는 부모에게 잘못한 것을 후회하며 만일 부모님이 다시 살아 오시면 정성껏 모시고 싶다고 생각한단다. 그러나 있을 수 없는 일이니 내 평생 가슴앓이를 하며 산단다. 너희들은 나와 같은 실수가 없기를!

또 하나있지. 너희들은 어떻게 무조건 엄마 편이냐? 며칠 전 우리집 뒷뜰의 나무 울타리를 없애면 전망이 더 좋아지겠다는 내 의견에 너희들이 찬성했지. 그런데 며칠 후 같이 모인 자리에서 너희 엄마는 반대했어. 울타리가 없으면 짐승들이 들어와서 꽃밭을 망칠 수 있다는 주장이야. 그러자 너희들은 금방 엄마 말이 맞다고 맛장구를 쳤지. 나는 반론을 폈어. 낮은 철망을 치면 괜찮다고 했으나 너희들은 계속 엄마 편이니 나는 응원부대가 없어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고 말았지. 이번만이 아니라 언제나 너희들은 무조건 엄마 생각이 맞는다니 나는 더 외로울 수밖에 없지. 너무 이야기가 길어졌다. 아빠는 너희들을 사랑해. 아빠는 너희들이 잘 되기를 날마다 하나님께 기도 드리고 있단다.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