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을 맞아 지난 5일(토) 베다니장로교회(담임 최병호 목사)에서 열린 ‘입양아 축제’가 성황리에 마쳐졌다.

올해로 9년째를 맞은 입양아 축제는 동남부 지역의 한인 입양 가족들을 초청해 한국 문화를 소개하고 서로의 경험을 나누는 시간을 마련, 네트워킹을 돕는 대표적인 가정의 달 행사로 자리잡았다.

50여명의 가족들이 함께한 이번 행사에는 열한 살에 미국으로 입양돼 현재 뉴올리언스침례신학대학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피터 켄드릭 씨가 주강사로 나섰다. 이날 한인 입양 가족들과 질의 응답 시간을 갖기도 한 피터 켄드릭 교수는 자신의 성장과정에서 겪었던 아픔과 기쁨, 정체성에 얽힌 이야기들을 진솔하게 풀어내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행사를 주최한 베다니교회 최병호 목사는 “올해부터는 보여주는 것을 넘어 참석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행사가 될 수 있도록 한국문화 체험을 보강했다. 또 아이들이 준비한 꼭두각시 춤과 설장구 등을 볼거리로 제공했다. 다음 행사에는 입양아들이 직접 꼭두각시 춤 등을 동참해 볼 수 있게 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이 행사에는 4백여 가정이 함께했다. 인근에는 한인이 많지 않아 멀게는 3~4시간 거리에서 참석하는 한인 입양 가족들은 이 행사를 통해 자녀들이 한국 문화를 경험하고 올바른 정체성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인상 깊었던 가정이 있느냐는 질문에 최 목사는 또 “자신이 낳은 자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장애를 갖고 있는 아이들을 입양해 키우는 모습을 보면 너무 큰 감동이 된다. 또 한편으론 부끄럽기도 하다. 이런 가정들을 위해서라도 앞으로 더 좋은 행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자리를 함께한 김의석 한인회장은 “미시간에 살던 시절, 공항에서 입양아를 기다리는 미국인들을 종종 볼 수 있었다. 아이들을 기다리며 흥분된 모습을 보이고 정말 자기 자식처럼 키워내는 그들의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입양아들이 이런 행사를 통해 정체성을 찾아가면 성장 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갈등들이 많이 해소될 수 있다. 좋은 행사에 함께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