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라는 전문직업이 선교에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한의사 오덕상 장로는 3대째 한의사 집안이다. 그의 할아버지도, 아버지도 모두 한의사였다. 한의사 집안이라 그런지 어릴 때부터 엄격한 유교적 교육을 받으며 자랐다. 그러다 이민 와 크리스천이 됐다. 생수의강교회(담임 강신욱 목사)를 다니며 신비한 영적 체험을 했고 신앙인으로 거듭나게 됐다고 한다. 거듭난 후에 그가 한 일은 바로 한의로 생명을 구하는 일이다. 육적 생명 뿐 아니라 영적 생명 말이다. 이를 위해 그는 라파선교회를 조직해 뜻이 맞는 크리스천 한의사들과 함께 매년 7차례 단기선교를 실시하는 등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한의와 복음 전파, 어떤 관계가 있나?

나는 전통적 유교 사상에 젖어 있다가 이민 와서야 크리스천이 됐다. 1987년 생수의강교회에 출석하기 시작해 지금까지 다니고 있다.

그러나 집사 직분을 받은 후에도 사실 하나님에 관해 잘 몰랐으며 성경이 믿어지지도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한의원에서 찬송을 부르고 기도하는 중에 성령께서 나의 지난 모습을 보여 주시고 누군가 날 위해 기도하는 모습을 동시에 보여 주셨다. 그러자 보좌에 앉은 분이 어린 아이로 변한 나를 안아 주셨다. 이후 나는 성경의 모든 것이 믿어지며 신앙인으로 거듭나는 체험을 하게 됐다.

거듭난 후, 나는 이 사랑과 은혜를 어떻게든 전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 그러던 중 한 환자가 카자흐스탄에 단기선교 다녀온 이야기를 하는데 큰 감동이 왔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게 됐다.

그곳 고려인들의 어려운 상황과 현지인 절대 다수가 무슬림이라는 말을 듣고 눈물이 나며 기도하게 됐고 단기선교에 참여하게 됐다. 그곳에서 나는 침술을 펼쳤는데 큰 호응이 있었다. 한의학이 복음 전파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현재 침술을 선교에 활용하는 법을 확산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당시 단기선교를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오던 비행기에서 카자흐스탄의 한 결핵환자가 기억났다. 그녀는 매일 아침 40분을 걸어와 나에게 치료를 받았는데 “내가 결핵 치료에 도움이 되는 침술을 가르쳐 주고 왔더라면 더 좋았겠다”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더 나아가 현지 선교사들이 약간의 침술만 배워도 선교에 큰 도움을 얻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하게 됐다. 이 생각이 계기가 되어 선교 오행침술 교육을 2005년부터 클레어몬트신학교 학생들에게 지도하게 됐고 현재 19기까지 왔다.

-선교 오행침술이 뭔가?

현재 내가 회장으로 있는 라파선교회에서 주최하는 프로그램으로 침술 관심자들이 선교와 전도에 침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가르쳐 주고 있다. 짧은 시간 안에 이론과 실습을 통해 기본적이고 간단한 침술을 익혀 개발도상국이나 공산국가에서 전도의 문을 여는데 활용할 수 있다.

-라파선교회의 비전은 무엇인가?

앞서 말한 것처럼 침술을 통해 복음을 전하는 것이다. 크리스천 한의사들이 선교지 정보를 교류하고 선교사들에게 간단한 침술을 가르쳐 준다. 한의사들이 자비량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1년에 7회 단기선교를 수행한다. 이 선교에는 침술을 배운 수강생들도 참여해 침술 선교의 현장을 직접 경험하게끔 한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다 보니 수강생 중에 풀타임 선교사가 나오기도 했다. 앞으로 1.5세나 2세 등 차세대에게 이런 소중한 사역을 넘겨 주고 싶으며 한의사뿐 아니라 양의사들과도 협력하고 싶은 꿈이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미주기독인한의사협회 회장이기도 하다. 이 단체는 비신자 한의사들을 전도하는 일과 지역사회 봉사를 중점적으로 하고 있다. 부디 많은 한의사들이 복음을 접하고 우리가 가진 재능과 능력을 하나님을 위해 사용했으면 좋겠다.

문의 (213) 703-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