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통영의 딸’ 모녀에 대한 격리를 푼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는 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대표가 25일 북한 조선적십자회가 파악한 납북자 문건을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북한은 ‘통영의 딸’ 문제가 국제적 관심사로 떠오르자 이들에 대한 격리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고 26일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일부 세력들의 ‘북한인권 문제를 외부에서 제기하는 것은 북한을 자극할 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억지 주장을 뒤집는 사례여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 조선적십자회는 문건에서 해외 납북자들 중 ‘통영의 딸’ 신숙자(70) 씨를 ‘연락 두절’로 분류했으나, 두 딸 오혜원(36)·규원(34) 씨는 별도 생존자 명단에 이름이 올라가 있었다. ‘연락 두절’로 분류된 나머지 인사는 베트남전에서 납치된 국군포로 안학수 하사(당시 23세)와 지난 1995년 중국 연길에서 납북된 안승운 목사(당시 50세) 등이다.

신숙자 씨와 딸의 소재가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신씨가 딸들과 떨어져 다른 곳에 억류돼 있거나, 신씨만 특별감시 대상으로 분류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락 두절’로 분류된 두 명은 이미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신씨가 이미 사망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학수 하사의 동생 안용수(60) 씨는 “북한에서 ‘확인 불가’나 ‘연락 두절’로 표시할 때는 사망은 확실하나 경위를 밝히기 곤란한 경우”라고 전했다.

신씨 남편인 오길남 박사는 “아이들이 살아있다니 다행이지만, 아내가 연락 두절이라니 짐승의 몰골일지라도 제발 살아만 있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성용 대표도 “지난해 9월 신씨 모녀가 원화리 통제구역에 생존해 있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이 자료에 ‘연락 두절’로 기재돼 있어 이미 사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북한 당국이 신씨를 두 딸과 격리시켰다가 최근 신씨 모녀 문제가 국제문제로 비화되자 다시 신씨를 원화리 인근 통제구역으로 수용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08년 8월 조선적십자회가 작성한 이 문건에 따르면 6·25 전쟁 후 납북자는 554명이며, 해외 납치 납북자는 17명이다. 이 문건은 납북자 가족들의 상봉 등에 대비해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해당 언론사는 추측했다. 조선적십자회는 문건 말미에 “생존자들의 가족·친척들이 면회를 희망하는 경우 편의를 보장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