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지지율 40% 대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꺾을 만한 공화당 대선 후보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 상황이 길어지자 장외 주자들이 워밍업을 시작했다. 엄청난 재력가라는 공통점을 지닌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과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주인공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22일 오바마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한 블룸버그 시장의 최근 비판이 그가 내년 대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이라는 추측을 불러 일으켰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 시장은 대통령직을 최고경영자(CEO)에 빗대어 "사람들을 한데 모으고, 리더십을 발휘하는 게 CEO의 역할인데 나는 그걸 볼 수 없다"고 오바마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행정부의 일은 위원회에 계획을 제출한 뒤 옆으로 빠져서 위원회 구성원들의 행동을 기다리는 수준 이상이어야 한다. 그것이 CEO의 경영방식"이라며 최근 민주·공화 '슈퍼 위원회'가 재정적자 감축안 합의에 실패한 데 대한 비판의 화살을 오바마에게 날렸다. 그는 또 "힘든 문제를 해결하려면 결단력 있고 강력하며 과감한 지도력과 진정한 행동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블룸버그 시장은 여태껏 "작고, 이혼 경력이 있는 유대인 억만장자는 승산이 없다"며 대권도전 가능성을 일축해왔으나 중도층에서 오바마에 대한 환상이 깨지고 공화당 후보감들에 실망한 일부는 그를 '제3의 후보'로 거론하고 있다. NBC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블룸버그 시장은 내년 대선에서 무소속 후보로 출마할 경우 13%의 지지를 얻을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WSJ는 트럼프가 내달 출간하는 신작 '강해져야 할 때(Time to get tough)'에서 내년 11월 대선에 나설 공화당 후보가 만족스럽지 않을 경우 직접 도전할 것임을 시사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대권 도전시 2억7천만달러의 유동성 자산을 선거전에 퍼부을 준비가 돼 있다고 적었고 오바마 대통령을 겨냥, "미국이 한 일에 대해 사과하고자 전 세계를 돌아다니는데 대부분 시간을 쓰고 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는 올봄에도 대선 도전 가능성을 흘렸지만 결국 출마보다는 리얼리티 TV쇼 등 자신의 사업에 전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트럼프의 측근인 마이클 코언은 트럼프의 신간이 "매우 정치적인 책"이라며 출마 행보와의 관련성을 인정했다.


그러나 보수성향 무소속 후보의 출마로 인한 '3자 대결'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유리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텔레그래프는 전망했다. NBC-WSJ 여론조사에서 무소속 출마시 18%의 지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 론 폴 연방 하원의원(텍사스)이 출마함으로써 오바마-미트 롬니(공화당)-폴의 3자 대결로 대선이 치러질 경우 오바마가 2위에 12% 포인트 앞서는 낙승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