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만에 새벽 5시로 시간대를 옮긴 2007년 한국교회 부활절연합예배가 3만여 명(경찰추산 2만 명)의 성도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개최됐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KNCC가 ‘부활의 성령이여, 새롭게 하소서’를 주제로 공동주최한 올해 부활절예배는 부활의 기쁨을 나누기 위해 새벽부터 참석한 성도들로 시청 앞 광장이 가득 메워진 가운데 진행됐다.

올해 부활절예배는 초대교회가 부활절 전야에 드리던 예배의 형식을 따라 ‘빛의 예전’, ‘말씀의 예전’, ‘물의 예전’, ‘성찬 예전’으로 예배순서를 구성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선보였고, 소외계층인 장애인과 외국인노동자를 특별 초대하는 등의 배려도 돋보였다. 무엇보다 새벽예배 참석이 과거와 달리 저조할 것이라는 우려를 이날 예배를 통해 말끔히 해소했다. 참석자들 중에는 쌀쌀한 날씨 가운데도 새벽부터 기도하는 등 부활절을 엄숙히 맞는 모습도 보였다.

▲이번 부활절예배에는 3만여명의 성도 모두가 성찬식에 참여했다.ⓒ 송경호 기자

이날 예배는 부활을 알리는 웅장한 오케스트라로 시작됐다. 연주 이후 KNCC 전광표 회장은 대회사를 통해 “부활의 기쁨을 맘껏 누리시기 바란다. 그리고 오늘 예배 이후부터는 부활의 삶을 살아가시기 바란다”며 “자신의 친우와 이웃에게 부활의 삶이 무엇인지, 예수님이 하신 것처럼 몸소 실천하기 바란다. 이것이 날마다 부활하는 그리스도인의 삶”이라고 강조했다.

환영사를 전한 한기총 이용규 대표회장은 “한국교회는 1907년 대부흥의 정신을 계승해 오늘 이 땅에 제2의 부흥의 물결이 되어 일어서야 한다”며 “극단적 이기주의와 물질만능주의, 쾌락주의로 무너진 담을 수축해 상처입고 실의에 빠진 백성들을 일으켜 민족을 향한 거룩한 부활로 이어가자”고 당부했다.

부활절예배 설교는 2부 ‘말씀의 예전’ 순서에서 전해졌다. 사도신경 신앙고백 이후 박종순 목사(충신교회, 한기총 직전회장)는 ‘부활의 성령이여, 새롭게 하소서’(겔37:5~10, 에:22~24)를 제목으로 설교했다. 박 목사는 “교회가 자만과 거짓과 겉치장으로 힘을 잃었고, 예배당은 많지만 교회다운 교회는 찾기 힘들다는 비난을 듣고 있다”며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나를 살리고, 교회를 살리고, 민족을 살린다. 부활의 정신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부활절예배에는 3만여명의 성도 모두가 성찬식에 참여했다.ⓒ 송경호 기자

이번 부활절예배에서 가장 주목된 점은 3만여 명이 참여한 성찬식이었다. 각자의 세례를 상기하는 ‘물의 예전’(세례의 갱신) 이후 진행된 ‘성찬 성례전’은 기독교대한감리회 신경하 감독회장,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이정익 총회장이 집례했으며, 목회자, 장로 5백여 명이 성찬위원으로 참여했다.

성찬 성례전에 대해 KNCC 전광표 회장은 “3만여 명이 참여하는 성만찬은 한국교회사에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중요한 시도”라며 “한국교회가 이 성만찬을 통해 초대교회 예수 그리스도인 공동체 정신을 회복하기 기대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1시간 40여분 동안 성대하게 진행된 부활절예배는 ‘파송과 축복’의 순서를 마지막으로 모두 마쳤다. ‘파송의 말씀’을 전한 김요셉 목사(한기총 공동회장)은 “우리 주님의 부활을 통해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된 성도들이여, 이제 우리 모두 슬픔과 고통으로 신음하고 있는 이 나라와 세계를 향해 나아가자”라고 격려했다.

한편, 이날 예배에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 등 유력한 대선후보들도 참석해 한국교회에 대한 깊은 관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또 당초 오후에 열릴 예정이었던 문화행사는 외부단체들의 시청 앞 광장 사용문제와 재정적 문제 등으로 취소돼 아쉬움을 남겼으나 연출을 맡았던 담당자들은 오후7시 서울 대치동 동광교회에서 부활절 문화행사를 별도로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