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사업회(대표회장 이종윤 목사)가 20일 오후 종교개혁 494주년을 맞아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학술원에서 ‘종교개혁 정신에 입각한 목회자 윤리실천강령’ 10개항을 발표했다.

윤리실천강령 발표는 지난 8월 27일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사업회 발대식에서 예고된 바 있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는 오는 2017년까지 ‘종교개혁과 한국교회 갱신’을 주제로 각종 기념사업들이 이어지는 가운데, 올해는 행사보다 종교개혁 정신에 입각한 ‘목회자 갱신’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목회자들의 10계명’이라 할 만한 윤리실천강령 발표에 대해 이종윤 목사(서울교회 원로)는 “오늘날 한국교회는 종교개혁이 일어났을 때 못지 않게 세속화됐고, 지나친 개인주의와 개교회주의로 맛을 잃은 소금처럼 세상을 변화시키기보다 세상으로부터 배척당하기에 이르렀다”며 “이에 우리는 한국교회 갱신이 목회자 갱신으로부터 시작됨을 믿고 하나님 앞에서 철저한 회개를 통해 자기 갱신에 부단히 힘쓸 것을 다짐하고자 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윤리실천강령 작성위원장 이수영 목사(새문안교회)는 “종교개혁은 신학의 위기에도 그 원인이 있었다”며 “한국교회도 여러 문제가 있지만 신학의 위기가 중요한 몫을 차지하는데, 잃어버린 하나님 말씀으로 되돌아가 그 위에서 타락한 윤리를 고쳐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목회자 윤리실천강령 10개 조항은 △말씀으로 돌아가자 △항상 개혁하는 교회를 지향하자 △성경적 가치관과 기독교 문화 창달에 앞장서자 △세속화된 가치관을 배격하자 △성경이 가르친 하나님의 목회를 지향하자 △재정을 정직·투명하게 관리하자 △직분이 섬김임을 잊지 말자 △임직시 헌물을 요구하지 말자 △세상 문화를 복음으로 변화시키자 △기득권을 포기하고 하나되자 등이다.

이날 발표에는 이종윤 목사, 이수영 목사 외에 오덕교 박사(합동신대), 권호덕 박사(백석대) 등이 참석했다. 다음은 윤리실천강령 전문.

[종교개혁 정신에 입각한 목회자 윤리실천강령]

종교개혁자들의 신앙과 신학의 유산을 이어받은 한국교회는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세계 교회사적으로 그 유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발전과 성장을 이뤄왔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급속한 성장으로 말미암아 여러가지 문제들을 노출함과 동시에 신학적으로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종교개혁 494주년을 맞이한 오늘날 한국교회는 종교개혁이 일어났을 때 못지 않게 세속화되었다. 성경에 대한 무지, 강단의 세속화, 교권주의, 공명(功名)주의, 분파주의, 미신적 사고, 교회의 기업화, 성적 부도덕, 목회자의 독선, 물신(物神) 숭배 그리고 지나친 개인주의와 개교회주의로 인하여 한국교회는 맛을 잃은 소금처럼 되어 세상을 변화시키기보다 세상으로부터 배척을 당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에 우리는 한국교회 갱신이 목회자 갱신으로부터 시작됨을 믿고, 하나님 앞에서 철저한 회개를 통해 자기 갱신에 부단히 힘쓸 것을 다짐하며 종교개혁 정신에 입각하여 목회자 윤리실천강령을 다음과 같이 선포하고 실천하고자 한다.

첫째, 우리는 교회 갱신이 성경 말씀에로 돌아갈 때 이루어짐을 믿고, 신·구약 성경을 깊이 연구하며, 몸소 실천하고, 겸손히 가르칠 것을 다짐한다.

둘째, 우리는 종교개혁자들이 교리개혁, 예배개혁, 생활개혁을 단행하였듯이 ‘개혁되었을 뿐 아니라 항상 개혁하는 교회’를 지향할 것을 다짐한다.

셋째, 우리는 복음의 사역자로서 땅에 떨어져 죽은 한 알의 밀알처럼 희생하여 세속적 힘을 가진 교회가 아니라 섬기는 교회를 세우기 위해 성경적 가치관과 기독교 문화 창달에 앞장설 것을 다짐한다.

넷째, 우리는 물량주의에 빠져 양적 성장이나 예배당 크기를 자랑하며 목회자의 성공 기준으로 삼는 세속화된 가치관을 배격하고 절제와 구제, 봉사와 복음전도에 힘쓰며, 사랑이 넘치는 교회 공동체를 이루도록 힘쓸 것을 다짐한다.

다섯째, 우리는 결코 우리 자신을 기도보다 앞세우지 않고, 성경이 가르친 하나님의 목회, 즉 하나님 중심, 성경 중심, 교회 중심의 목회를 지향할 것을 다짐한다.

여섯째, 우리는 모든 교회 재산의 소유권, 사용권, 감사권, 회수권이 주님께 있음을 믿고, 성경의 가르침에 따라 교회 재정을 정직하고 투명하게 관리하게 하여 청지기로서의 사명을 바르게 감당할 것을 다짐한다.

일곱째, 우리는 교회의 직분이 계급이 아니라 섬김의 역할임을 믿고 성경이 제시한 기준에 따라 직분자들을 성도들이 직접 선출하게 하되, 자파세력 확장을 위해 물질, 학연 또는 지연 등 인위적 방법을 동원하여 하나님 뜻을 흐리게 하는 일을 철저히 배격할 것을 다짐한다.

여덟째, 우리는 하나님 뜻에 따라 선출된 직분자들이 임직할 때 그 어떤 명목으로도 헌금이나 헌물을 요구하지 않을 것이며 하나님 앞에서 검소하고 경건한 임직 예식이 되게 할 것을 다짐한다.

아홉째, 우리는 세상의 문화가 구원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믿고, 이를 복음으로 변화시켜 아름다운 하나님 나라의 문화를 이루어 갈 것을 다짐한다.

열째, 우리는 주님의 몸된 교회를 분열시킨 죄를 회개하며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고 하나님이 원하시고 기뻐하시는 하나됨을 위해 힘쓸 것을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