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오바마가 갖고 있는 문제는 경제, 전쟁, 여론조사 외에 또 있다. 그것은 사람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의 백악관 출입기자인 스콧 윌슨이 9일(현지시간)자 특집판에 실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진단이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을 "한마디로 `정치적 외톨이(political loner)'"라고 표현했다.


실제로 오바마 대통령은 핵심 참모진 규모가 백악관에 입성하기 전처럼 협소할 뿐만 아니라 자신을 적극적으로 방어해줄 이른바 `진정한 오바마의 친구들(Friends of Obama)'이 없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전략과 과학으로 승부하는 `선거운동 지휘자'로서는 훌륭할지 모르지만 사람으로 승부하는 `선거 후보'로서는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내년말 재선을 노리는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분석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후 2년간 자신의 지적 능력에 대한 자신감과 좋은 정책에 대한 믿음으로 `사람의 중요성'을 간과했다고 윌슨 기자는 지적했다.


복수의 백악관 참모들도 오바마 대통령이 정책을 결정하기에 앞서 여러 의견을 경청하지만 최종 순간에는 백악관 밖으로 귀를 열지 않고 한정된 그룹의 인사들과만 논의한다고 시인하고 있다.


주변에서 `소통의 정치'를 요구하면서 일반 국민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자리 문제를 밀어붙이라고 조언할 때 대선공약으로 내세웠던 건강보험 개혁 문제를 우선 순위로 추진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런 모습은 오바마 대통령이 훌륭한 경제적 리더십의 소유자라고 칭찬하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뚜렷하게 비교된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어느 행사에서든 되도록 많은 사람들과 만나 밤늦게까지 토론했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간략한 연설을 마치고 몇몇 사람과 악수한 뒤 관저로 향한다. 다음날 아침 두 딸과 식사를 함께 하고 학교에 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싶다는 이유에서다.


오바마 대통령이 극히 소수의 사람들과 정치 전략을 논의하는 반면 클린턴 전 대통령은 백악관 외부는 물론 비(非) 민주당 진영과도 소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일과시간이 끝난 뒤 오바마 대통령은 혼자 자료를 살펴보고 인터넷 서핑을 한 뒤 두 딸을 침대로 보내지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정치자금 기부자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함께 밤을 보내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윌슨 기자는 특히 해외순방 기간 자신을 `미국의 대통령이자 세계인의 한사람'이라고 말하는 오바마 대통령이 국내에서도 특정 유권자 집단과 연결시키는 것을 꺼리고 있다면서 이는 핵심지지층 확보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오바마 대통령도 이런 지적을 인식하고 유권자들과의 접촉면을 넓히려는 시도를 하고 있으나 최근 의회 흑인의원 모임(CBC) 만찬 연설에서 흑인들을 향해 "불평을 그만하라"고 꾸짖는 등 달라진 모습을 찾아보기는 힘들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