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명박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official state visit)에서 최대 화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의 이번 국빈방문은 애초 북핵문제를 포함한 대북정책 공조와 동북아 정세, 한미 양국간 동맹관계 등을 재확인하는데 방점이 찍혀 있었다.


하지만, 한미 FTA 이행법안이 한미정상회담에 하루 앞선 12일(미국 현지시간) 미국 하원과 상원 본회의를 차례대로 통과할 것이 확실해 한미 FTA가 이 대통령 국빈방문의 최대 관심사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백악관이 지난 3일 이행법안을 제출하고서 휴회일자를 빼고 의회 문을 연회기 일수로만 따져서 엿새 만에 양원의 상임위ㆍ본회의 절차를 모두 통과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방미 일정을 논의할 때 미국측이 한미정상회담을 애초 12일에서 하루 더 연기하자고 했다"면서 "아마도 한미 FTA 비준에 대한 `포석'이 있었던 게 아닌가 여겨진다"고 말했다.


더욱이 백악관은 이 대통령의 국빈방문 발표를 서두르자고 청와대에 제안했다는 후문이다. 이후 백악관과 주미대사관이 의회에 대한 전방위 설득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백악관의 이런 행보는 의회에 한미 FTA 조기 비준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이처럼 미국 하원과 상원에서 한미 FTA 이행법안이 모두 통과되는 의사일정이 확정됨에 따라 이 대통령은 13일 오후 상ㆍ하원 합동연설을 할 예정이다.


한국 대통령이 미 의회에서 상ㆍ하원 의원들을 상대로 연설하는 것은 지난 1998년 6월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국빈방문 이후 13년만에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상ㆍ하원 합동연설에서 양국간 동맹관계 전반에 대해 언급을 하면서 한미 FTA가 향후 양국관계에서 새로운 장을 열 것이라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이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한미 FTA 비준으로 한미 동맹관계를 한 차원 더 심화ㆍ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하는 `세리머니'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두 정상이 정상회담 다음날인 14일 미국 자동차 산업의 본고장인 디트로이트를 함께 방문하는 것도 한미 FTA의 긍정적 효과를 알리기 위한 `퍼포먼스'가 될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어 15일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에서 람 이매뉴얼 시장 주최로 열리는 `양국 경제인 만찬간담회'에서 주제도 한미 FTA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에서 한미 FTA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우리 국회에서 한미 FTA 비준안 처리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청와대는 보고 있다.


한 핵심참모는 "미국 의회에서 한미 FTA 비준이 완료됨에 따라 우리 국회도 속도를 내지 않겠느냐"면서 "한미 FTA 비준안이 상임위에 상정된 만큼 긍정적 효과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이후 국빈으로 외국 정상을 초대한 것은 인도와 멕시코, 중국, 독일에 이어 다섯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