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재정적자 감축 방안으로 이른바 `버핏세'를 제안하면서 백만장자들이 세금을 얼마나 내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버핏세는 연간 100만달러 이상을 벌어들이는 부자들에게 적용되는 투자소득세율을 근로소득세율 수준으로 높이는 것으로, 최근 부자 증세를 촉구한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의 이름을 딴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19일 백악관 연설에서 "중산층 가정이 백만장자, 억만장자보다 더 많은 세금을 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면서 실제로 이런 `납세 불공정'이 벌어지고 있느냐를 놓고 논쟁이 일고 있다.
USA투데이와 폭스뉴스는 20일 국세청(IRS)과 세금정책센터(TPC) 등을 인용, "이미 부자들은 더 많은 세금을 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TPC에 따르면 올해 100만달러 이상의 수입을 올린 고소득 가정이 낸 연방 세금은 전체 소득의 평균 29.1%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중산층에 해당하는 5만~7만5천달러 소득 가정의 평균 15%의 약 2배 수준이며, 저소득층인 2만~3만달러 소득 가정의 5.7%에 비해서는 5배 이상에 해당하는 것이다.
IRS의 공식 집계로도 지난 2009년 소득 100만달러 이상 가정의 소득 대비 연방세금 비율은 24.4%로, 5만~6만달러 소득 가정(6.3%) 등에 비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소득 상위 10% 가정이 납부하는 연방세금은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연방 소득세의 경우 전체의 70%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지난 2009년 연소득 100만달러 이상을 벌어들인 1천470가구는 연방 소득세를 한푼도 내지 않은 것으로 조사되는 등 일부 고소득층 가운데 세금 납부실적이 저조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폭스뉴스 등은 "이는 전체 23만7천가구의 1%도 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수입 대부분이 월급인 국민은 높은 세율을 적용받지만 대부분의 수입이 투자수익인 국민은 낮은 세율을 적용받는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의 주장을 변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