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시장직에서 사퇴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0월 26일 보궐선거를 통해 새 서울시장이 선출될 전망이며 정치권에 커다란 파장이 예상된다.
오세훈 시장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저의 거취로 인한 정치권의 논란과 행정공백을 최소화 하기 위해 즉각적인 사퇴로 저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어 "과잉복지는 반드시 증세를 가져오거나 미래세대에 무거운 빚을 지운다"며 "사퇴를 계기로 과잉복지에 대한 토론은 더욱 치열하고 심도 있게 전개되길 바란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유권자들이 (과잉복지를) 막지 못하면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선심성 공약이 난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오 시장은 별도의 인수인계 과정을 거치지 않고 이날 오후 곧바로 이임식을 갖고 서울시의회 의장에게 사퇴서를 제출했다. 오 시장의 시장직 권한은 이날 밤 12시로 끝난다.
오 시장은 이임식에서 주민투표에 대해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었다. 후회는 없다"면서 "시장이 바뀐다 해도 서울형 복지의 소중한 가치를 이어나가 달라"고 당부했다. 오 시장은 무상급식 주민투표에서 패배할 경우 시장직에서 사퇴하겠다고 지난 21일 선언한 바 있다.
오 시장은 24일 치러진 주민투표가 투표율 미달로 무산된 이후 `즉각 사퇴'와 `10월 이후 사퇴'를 놓고 고민하다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즉각 사퇴한다'고 밝힘으로써 5년2개월여의 시장직을 마감하게 됐다. 서울시는 새 시장이 선출될 때까지 권영규 행정1부시장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된다. 행시(23회) 출신 권 대행은 시 문화국장, 행정국장, 경영기획실장 등을 거쳐 지난해 7월 부시장에 올랐다.
오 시장의 퇴진에 따라 그가 야심 차게 추진해 온 서해뱃길사업, 한강 르네상스, 디자인 서울 사업 등 주요 정책들도 당분간 표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민선 첫 재선 서울시장인 오 시장은 이번 주민투표에 시장직까지 거는 승부수를 띄웠으나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의 주민투표 거부운동 장벽을 넘지 못하고 고배를 들었다. 서울시는 지난해 6.2지방선거부터 이달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이어 오는 10월 보궐선거까지 1년 반만에 3번의 선거ㆍ투표를 치르게 됐다.
오는 10월 26일 치러질 전망인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여야 가운데 어느 쪽에서 새 시장직을 맡느냐에 따라 내년 4월 총선과 12월 대선에도 커다란 파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