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뉴스 후>가 24일 밤 10시 50분 ‘목사님 우리 목사님’ 편을 통해 금란교회의 담임직 세습문제와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재정문제를 고발했으나 결국 과거에 이미 제기됐던 문제를 재구성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뉴스 후>는 이날 방송을 통해 금란교회 김홍도 목사가 교회 공금 횡령 등의 혐의로 법정 선고를 받은 내용과 지난 1998년 4월 방영된 ‘시사매거진 2580- 길 잃은 목자’편에서 거론된 김 목사의 이성 문제를 집중적으로 내보냈다.

이와 함께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에 대해서는 조 목사의 아들인 조희준 씨가 탈세에 대한 벌금 50억원이 납부되지 않는 점을 부각시키며 조 씨의 행방을 좇아 일본 현지까지 찾아가는 장면들을 방영했고, 교회개혁실천연대 등에서 제기했던 교회 내의 재단법인 소유권 문제와 친익척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조 씨의 문제에 대한 내용을 내보내며 영상에 조 목사의 얼굴을 간간히 담기도 했다.

방송 중에는 한국교회의 목회세습 풍토를 지적하며 소망교회가 원로목사인 곽선희 목사의 아들 곽요셉 목사를 위해 예수소망교회 건축비를 지원한 사실과 관련, 변칙세습의 의혹을 잠시 제기하기도 했다.

<뉴스 후>의 이번 방영은 한국교회의 목회세습과 재정문제를 고발했던 지난 2004년 KBS ‘한국사회를 말한다-선교 120주년 한국교회 위기인가’의 구성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교회문제를 집중거론하며 마지막에 대안적인 교회의 사례를 잠깐 언급한 것도 비슷한 형태였다. 대안적 교회의 사례로는 높은뜻숭의교회와 향상교회가 제시됐다.

<뉴스 후>가 이날 새롭게 다룬 내용은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사용하고 있는 경기 파주 최자실금식기도원 일대 3만 평 중 2만 여 평이 조용기 목사 개인의 명의로 등록돼 있는 점과 금란교회의 목회직 세습문제뿐이었다. 이 과정에서 교회의 담임목사직 세습이 ‘부의 세습’이라고 단정짓기도 했다.

<뉴스 후>는 금란교회와 여의도순복음교회의 문제를 거론하며 해당 교회를 10년 전에 이탈했던 장로들의 증언을 비중있게 다룬 반면, 교회측의 답변은 의도적으로 방송하지 않았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방송 내용에 대한 교회측의 답변서가 홍보실장 명의로 2차례 MBC로 발송됐으나 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방송되지 않았다.

여의도순복음교회측은 최자실금식기도원 3만평 중 2만평이 조용기 목사 개인명의로 등록돼 있는 데 대해서도 “농지 같은 경우 재단법인으로 등록이 불가해 개인명의로 등록 돼 있는 것”이라며 “실제로 매각된 대금도 교회 경리부로 다 입금됐고 영수증도 보여줬으나 이 부분은 방영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방송내용이 과거의 문제들을 재구성하는 것으로 그치자 금란교회와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이번 방송에 대해 특별히 신경쓰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실제로 이날 양측 교회에서 주일예배 설교나 순서에서 MBC의 방송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었다.

금란교회 김홍도 목사는 설교시간에 MBC 방송을 의식한 듯 “지금까지 오랫동안 우리를 괴롭혔던 자들이 있는데 그들 안에 하나님이 계시지 않아서 그렇다. 그냥 무시해야 합니다”라고 잠깐 언급하기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