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이 어떻게 하나님의 말씀인가.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이다’란 논제를 조직신학적으로 분석한 신학자가 있다. 현대 독일 신학자 에베하르드 융엘(Eberhard Jüngel). 그는 삼위일체 하나님의 관점에서 하나님의 계시와 성경 언어를 접근, 밀도있게 파헤친다.

지난 17일 서울 방배동 백석대학교 대학원에서는 ‘에베하르드 융엘(Eberhard Jüngel) 소개’란 주제로 제45차 한국복음주의신학회 신학포럼이 열렸다. 이날 발제를 맡은 대신대 조직신학 정건 교수는 “계몽주의 시대 이후로 하나님의 존재와 성경의 본질이 분리, 왜곡되고 있다”고 비판하며 “융엘의 성경론에 대한 삼위일체적 접근은 현대 신학계에 신선한 도전이 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융엘은 현대 자유주의 신학이 성경의 본질에 대한 답을 문화적∙종교적∙역사적∙사회심리학적 구조에서 찾으려는 것과 달리 사랑과 은혜의 삼위 하나님, 특별히 ‘예수 그리스도의 역사 속에서 보이신 구원과 계시의 사역’의 구조에서 해답을 찾는다.

또한 융엘에게 있어서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과 동일시 된다. 그러나 융엘에게 있어서 이러한 동일시는 ‘성경이 성육신하신 하나님의 말씀과 같다’는 의미가 아니다. 즉 성경과 하나님의 말씀 사이의 존재론적 동일시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전달하기 원하시는 것, 하나님의 메시지와 성경의 동일시이다.

성경은 ‘하나님의 인간을 향한 말씀하심’을 위한 유일한 매개물이다. 성경은 하나님의 존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행동이며, 이는 ‘대체할 수 없는 실체’로 받아들여진다.

정 교수는 “융엘은 칼바르트의 성경론을 비판적으로 보완하고 개혁주의 성경론을 지향하고 있다”며 “인간이 하나님의 존재를 알기 위해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과 자신을 동일시하신 성경을 따라가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