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동생 가족이 미국에 올 때,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최선을 다해 도와 주었습니다. 그런데, 동생은 그 수고는 생각지도 못하고 자기 요구에 부족한 것만 얘기를 하며 섭섭해 합니다. 저희들이 처음에 미국에 들어 왔을 때에는, 아무도 돕는 사람이 없이 소위 자수성가를 했거든요. 동생은 조금은 편안하기를 바라며, 성심껏 도왔는데 저희 수고는 전혀 모릅니다. 동생 식구가 싫어지고 섭섭해 집니다. 동생 역시도 우리를 보기가 불편한 것 같습니다. 언제까지 이런 관계가 유지되어야 할지 답답해서 연락 드렸습니다.

A: 저희들도 그런 경험이 있습니다. 영국에서 공부하던 시절입니다. 처제가 있었는데, 그 아들이 눈에 장애를 갖고 있었습니다. 병원 시스템이 좋은 영국 병원에서 치료를 한번 받아보게 하고 싶어서, appointment를 하고 처제 식구를 초청했습니다. 두 달 비자를 받고 들어왔는데, 지금 생각해도 저희들에게 있어서 그 두 달은 아주 아찔한 순간이었습니다. 처음 생각은 같은 형제니 엇비슷할 줄 알았는데, 성격도 다르고 결혼한 이후에 많이 변해져 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렸을 때에 한 이불에서 뒹굴던 그 때 추억이 한 순간에 무너지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저희가 목표로 두었던 아이 문제는 해결되었지만, 그 이후에 형제간의 마음은 많이 상했습니다. 각자 색깔에 맞추어서 사는 것이 많이 익숙해 있어서, 서로를 터치하는 것을 매우 불편해 합니다.

저희의 경험으로 미루어보아, K 님의 상황과 심정을 백분 이해합니다. 그 후에 제 동생 가족은 스스로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고, 자기 방법대로 살아가는 것을 옆에서 지켜 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어떤 때는, 곡예사의 줄을 탄 것처럼 위태로울 때도 있지만, 그리고 달려가서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얘기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할 수 없었습니다. 형제이기 때문에 사랑하는 마음도 있지만, 형제이기 때문에 서로가 상처를 주는 것도 많습니다. 어쩌면, 다른 사람을 돕다가 이런 일을 만나면, 훌훌 떨어 버릴 수도 있을 텐데 형제이기 때문에, 더 마음이 아프고 기대한 만큼의 상처가 깊지 않나 생각됩니다.

그냥 옆에서 바라보시고, 그들을 위해 기도하시고, 내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시기를 부탁 드립니다. 동생들이 힘들다고 찾아올 때, 내 손을 기꺼이 내밀 수 있도록 나를 준비하는 것이 시급한 문제이겠지요. 피는 물보다도 진하다는 말이 있듯이, 우리가 미워도 헤어질 수 없는 혈연의 관계는 천륜이 아니겠는지… 고국을 떠나 사는 사람들의 아픔이 많이 있습니다. 그 중에 가장 큰 아픔은 함께 하나가 될 형제들의 마음이 어긋나고, 가정이 파괴되는 아픔입니다. 누구를 탓하기 전에, 우리 마음을 서로 지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렵고 허전한 이민 생활 속에 악한 생각이 드나들고 분열하고자 하는 사탄의 궤계는 끊임없이 우리를 삼키려고 찾아 다닙니다. 이민 사회에서 신앙 생활은 필수 입니다. 복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가지고 있는 복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 동생 가정을 위해서 아픈 마음을 가지고 기도 하시면, 하나님께서 그들의 가정을 인도하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