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렘브란트 <자화상>(캔버스에 유채, 1668-69)

사랑의교회 미술인선교회가 주최하는 2011 기독교미술 세미나가 ‘기독교미술의 의미와 적용’이라는 주제로 2일 국제제자훈련원 연성홀에서 열렸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기독교미술이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최태연 철학박사(백석대 대학원 교수)가 발표하고, ‘일본과 중국의 현대 기독교 미술’이라는 주제로 한정희 미술사 박사(홍익대 교수)가 발표했다.

최태연 교수는 좁은 의미의 기독교미술에 대해 “창조주 하나님이 창조(create)한 세계의 아름다움과 추함을 경험하고 그 경험을 재창조(re-create)하는 인간의 활동”이라고 정의하며 기독교인 뿐만 아니라 비기독교인이 기독교와 관계된 이미지를 표현하는 활동도 넓은 의미에서 기독교미술에 포함될 수 있다고 했다.

최 교수는 기독교미술에는 세 가지 유형이 있다고 봤다. 첫째 그리스도나 십자가 같은 성경의 도상(이미지)을 다루는 성화(聖畵, Icon)로 루벤스가 그린 ‘십자가에 달리심’(1611)이 그 예다. 교회나 신앙인, 순교자의 모습을 다룬 작품이나 기독교의 관점에서 다양한 주제의 이미지를 다루는 작품도 기독교미술에 해당된다.

기독교미술은 비잔틴 미술, 르네상스, 매너리즘, 바로크, 낭만주의, 표현주의, 현대조각에 이르기까지 역사적으로 발전해왔다. 20세기 후반 포스트 모더니즘시대에 들어와 근대적 주체성에 대한 회의와 육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최태연 교수는 “포스트모던 기독미술은 이 세상에서 추하고 부서진, 소름끼치며 절망적인 자신에 대한 신앙적 연민과 수용을 보여주면서도 종말론적 희망을 보여주어야 한다”며 “이러한 미술의 선구를 후기 렘브란트와 루오에게서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조르주 루오(G.Rouault)는 1906년에 집중적으로 파리의 창녀들을 그렸는데 그는 그녀들의 추하고 고통스런 모습을 묘사했다. 최 교수는 “렘브란트와 루오는 한없이 비참해진 자신과 동료 인간의 모습을 고발하면서도 그들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과 구원의 시선을 드러내려고 노력했다”고 분석했다.

▲브루스 허만 <비아 돌로로사>(캔버스에 유채, 2000).
최 교수는 포스트모던 기독교 미술가로 로저 와그너(Roger Wagner), 프레드 폴섬(Fred Folsom), 브루스 허만(Bruce Herman)을 꼽았다.

로저 와그너는 15세기 르네상스 회화를 대표하는 안젤리코의 명상적인 회화에 영향을 받아 르네상스적 요소, 영국의 정원 풍경, 성경의 내러티브를 엮어 새로운 스타일을 창작했다. 최 교수는 “와그너의 스타일은 엄격한 구도와 폭풍의 중심같은 고요한 분위기, 불안과 절망 속에서도 드러나는 종말론적 희망을 느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법률가 아들로 태어난 프레드 폴섬은 미국 대도시의 타락한 인간군상을 강렬한 색채와 과장된 누드를 초현실주의적인 기법으로 그렸지만 그의 주제는 항상 그들의 ‘구원’(salvation)이었다. 최 교수는 “회심하기 전, 스트립바를 전전하던 폴섬은 자신과 마찬가지로 그들에게도 구원이 가능함을 그림을 통해 보여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리스도의 고난에 대해 강렬한 신표현주의작품을 창작한 브루스 허만에 대해 최 교수는 “포스트모던적 감수성을 가지고 그리스도의 고난을 경건하게 표현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하나의 대답”이라고 추켜세웠다.

최 교수는 “가시관을 쓰고 골고다의 십자가로 향하는 그리스도의 비참한 모습을 그린 작품 ‘비아 돌로로사’를 통해 허만은 고난당하는 그리스도의 모습을 우리에게 친근한 ‘바보 예수’로 묘사했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