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 동안 이름도 빛도 없이 LA 다운타운에서 홈리스 사역을 펼치는 있는 평신도들이 있다. 매주 토요일이면 지난 평일에 쌓였던 스트레스를 풀고 놀러 다니면서 쉬는 것이 보통인데, 10여 년 동안 거의 매주 토요일 홈리스들을 위해 오전시간을 헌신하는 것은 쉬운 것이 아니다. 오전 7시 반이면 어김없이 다운타운 홈리스들을 위해 250명분의 빵과 음료수 등 먹을 양식을 준비하고, 아이들은 작은 찬양팀을 구성해서 홈리스들과 함께 찬양을 부른다. 홈리스 어른들은 아이들이 찬양을 부르는 모습에 은혜를 받고 함께 즉석 찬양 워십팀을 결성해서 춤을 추며 함께 어울리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기쁨의 감격에 겨워서 은혜를 받는 등 점점 생활에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홈리스 봉사단체 ‘롤화운데이션(Role Foundation)’은 지역 선교 기금 마련을 위해 지난 6월24일부터 26일까지 칼스테이트플러튼 대학교 주경기장에서 열린 제 16회 미주한인체전 음식코트에서 음식바자회를 개최했다. 왼쪽에서 두번째가 박진덕 집사, 다섯번째부터 이인동 목사와 자녀들.ⓒ토마스 맹 기자


박진덕 집사의 가정과 함께 4년여 동안 홈리스 봉사를 해온 이인동 목사 가정, 이 목사는 홈리스들을 섬기면서 얻는 감동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홈리스 사역을 펼치면서 정말 저희가 많이 배우게 됩니다. 그들을 돕는다고 봉사를 하지만 매주 그들과 만나면서 어느덧 친구가 되어서 교제를 나누다 보니 그들의 겸손함, 가난한 마음을 통해서 저희도 또한 마음이 가난하고 겸손하게 바뀌어지게 됩니다. 저희들이 도움을 펼치지만 그들이 우리의 진정된 마음을 이해하고 감사함을 느껴 얼굴에 뺨을 맞추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볼 때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준비한 음식 부족해 배식이 안될 때 안타까워
그들이 이전 삶으로 돌아갈 때 기쁨 느껴

봉사를 펼치면서 안타까운 점은 정해진 배식 공급이 모자라서 줄을 서 있는 홈리스들에게 빵을 나눠주지 못할 때라고 말한다. 그렇지만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홈리스들이 자립해서 언젠가부터 안보이다가 양복을 입고 떡하니 나타날 때라는 것이다.

“그렇게 갑자기 나타나면 마음이 정말 뿌듯하죠. ‘잡을 구해서 내가 이렇게 근사하게 바뀌었습니다.’ 하고 보여주고 싶은 겁니다. 홈리스 중에 다시금 용기를 되찾아서 가정에 돌아가기도 하고 직장으로 돌아가 이전 삶을 되찾을 때 참 감사한 것 같습니다. 이들 중에 매주 토요일에 함께 봉사하는 사람도 여럿 있기도 하고요. 또 감사한 것은 지인들을 데리고 와서 함께 봉사하는데, 처음에는 지인들이 괜히 끌려와서 고생한다고 생각하지만 몇 주 동안 함께 봉사를 하면서 그들 스스로가 은혜를 받는다는 겁니다. 결국 우리들을 위한 봉사가 아닌가 싶습니다.”

스탠톤 유니버시티 행정실장으로 일하고 있는 박진덕 집사(가나안 교회)가 세운 홈리스 봉사단체 ‘롤화운데이션(Role Foundation)’은 지역 선교 기금 마련을 위해 지난 6월24일부터 26일까지 칼스테이트플러튼 대학교 주경기장에서 열린 제 16회 미주한인체전 음식코트에서 음식바자회를 열었다. 이곳에서 이 단체는 비빔밥, 불고기덮밥, 제육덮밥, 치킨데리야끼, 순대, 떡볶이, 김밥, 오뎅, 팥빙수, 아이스크림, 냉커피 등을 판매했다.

박진덕 집사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가족과 함께 봉사활동을 찾는 중에 홈리스 봉사를 시작하게 됐다”라며 “보내는 선교가 중요하지만 현지 사람들을 선교사로 만드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앞으로 홈리스들을 종교대학에 보내서 목회자로 양성하는 것이 롤화운데이션의 목표”라고 말했다. 다음은 박진덕 집사와의 일문일답.

-홈리스 봉사를 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2003년 미국에 이민을 와서 아이들(초등1학년 딸과 초등 4학년 아들)과 같이 봉사활동을 할 것을 찾았다. 양로원도 다녀보았고 청소년 장애인시설도 다녔지만, 양로원은 아이들이 할 수 있는 봉사가 찬양 부르는 것뿐이었고, 장애인시설은 같은 또래 친구의 힘듦을 아이들이 견뎌내기 힘들어해서 다른 봉사를 찾다가 우연히 2004년 4월 이명진 선교사가 하는 홈리스 봉사 활동을 알게 됐다. 한 달에 두 번, 첫째 주와 셋째 주 토요일에 홈리스들에게 아침을 나눠주는 봉사활동이었는데 처음에 단순한 봉사자로서 참가를 하게 됐다. 그런데 이명진 선교사가 선교지로 떠나게 됐다. 2004년 10월 롤화운데이션 비영리단체를 만들고 매주 토요일마다 홈리스들에게 아침을 나누어주는 봉사를 하고 있다.”

“처음에 6개월만 해보겠다고 다짐을 하고 한국에 있는 언니와 남편이 만들어준 5000불로 시작을 했고, 이후 소식지를 만들면서 후원하는 가족들이 생기면서 지금까지 이끌어오고 있다.”

“처음에 찬양 CD를 틀어주는 것으로 시작했는데, 교회에서 찬양팀을 하고 있는 아들의 건의에 의해 6명의 학생 찬양팀이 만들어져 6개월 동안 집 차고에서 연습을 하다가 2007년 10월부터 첫무대를 가진 이후 계속 현장에서 직접 찬양을 하고 있다."

“찬양팀도 이제 세대 교체를 거쳐서 홈리스 친구들이 직접 찬양팀을 만들어서 찬양을 이끌어가고 있다. 현재 홈리스이면서 저희를 도와주는 친구도 있고, 홈리스였다가 다시 가정으로 돌아가서 직접 도와주는 친구들이 총 10명 정도 된다. 부모들은 음식을 나누어주고 아이들과 홈리스 친구들이 찬양을 하는 토요일 작은 예배가 40분 동안 이어진다.”

“홈리스 친구가 기도로 시작하고 찬양을 이끌며 마침 기도도 하는데, 이것은 현장을 나와 보면 그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봉사를 할 수 있고 자신의 삶에 대하여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봉사의 장이 되는 것 같다.”

-봉사를 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가 있다면.

“당연히 홈리스 친구들이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하면서 그 동안 고마웠다고 할 때다. 또한 찬양을 들으면서 ‘마약을 끊게 되었다. 술을 끊게 되었다.’는 간증을 통해 홈리스 친구들이 안보이게 될 때 우리는 거기서 희망을 느끼게 된다. 또한 한 끼의 식사로 인해 배고픔을 잊게 해주는 기쁨을 느낄 수 있고, 예배를 볼 수 없는 이들에게 토요일 오전 작은 예배에 참석하게 해주는 기쁨이 있다.”

“또한 다시 자신의 새로운 삶을 찾아가게 되는 것에 대한 희망을 항상 품고 있다. 다른 하나는 봉사하는 아이들의 변화이다. 자신의 현재 위치가 얼마나 행복한 삶인가를 스스로 깨닫게 되는 것이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되는지를 스스로 판단하게 되는 경우이다.”

▲롤화운데이션은 음식 바자회에서 비빔밥, 불고기덮밥, 제육덮밥, 치킨데리야끼, 순대, 떡볶이, 김밥, 오뎅, 팥빙수, 아이스크림, 냉커피 등을 판매했다.ⓒ토마스 맹 기자


-이번 음식 바자회를 열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겸손이다. 사람은 욕심을 부리면 안된다는 것이다. 경제적으로 2009년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경제가 어렵다 보니 후원금도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월급쟁이인 내가 이끌어 가기에는 버거울 때가 있다. 하지만 그때마다 채워주시는 주님의 놀라운 능력을 만나게 된다. 이번 바자회는 약간의 욕심이 들어가 있었는데, 한번에 그 동안의 빚을 만회하고자 하는 욕심이다. 그러나 그런 불순한 마음에 빚을 두 배로 만들어 주셨다.”

“겸손함의 부족인 것 같다. 무엇이든지 하면 될 거라는 자만심에 대한 경고였다. 그렇지만 여기서 또한 사람들의 사랑을 배웠다.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주셨다. 봉사로써 노동으로써 도움을 주셨다. 사람들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을 배울 수 있는 기회였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홈리스를 다시 집으로 돌아가게 해줄 수 있는 것은 홈리스였다가 다시 일반인이 된 사람만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선교지도 선교사의 파견도 중요하지만, 그 곳 현지에 있는 사람들을 선교사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그래서 홈리스를 신학대학에 보내서 목회자로 만드는 것이 롤화운데이션의 목표이다.”

“그리고 경제적 여건이 된다면 일주일 내내 아침에 아침밥을 나누어주는 봉사를 하고 싶다. 저희 단체는 이 봉사를 직업으로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본인들 직업을 따로 가지고 있으면서 아침에 조금 더 일찍 나와서 봉사를 하고 다시 일터로 돌아가는 자들이다. 사실 정기적이고 안정적인 후원이 절실히 필요하다. 언젠가는 하나님께서 채워주시리라 믿는다.”

문의) 714-932-9728·jean@stantonuniversity.com(박진덕 집사)
주소 : 12666 Brookhurst St., #110 Garden Grove, CA 928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