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많이 잊혀진 이름이 되었지만 ‘달리다굼’이라는 찬양으로 86년도 극동방송 주최 전국복음성가 대회에서 은상과 특별상을 수상했던 곽기종이라는 찬양사역자가 있었다. 이제는 열정에 불타는 선교사가 되어 서아프리카 지역 코트디부아르에서 복음을 전하고 있는 그가 시드니 청년들에게 코트디부아르 선교를 위한 헌신과 기도를 요청했다.

곽기종 선교사는 15일 시티의 Salvationl army에서 매주 열리고 있는 주안교회 목요찬양집회 강사로 참석해 사역 보고를 곁들여 말씀을 전했다.

그가 복음을 전하고 있는 코트디부아르는 연평균 기온만 섭씨 33도에 달하는 무더운 지역. 게다가 건조한 호주와는 달리 고온다습해 체감온도는 훨씬 높다. 곽 선교사는 99년부터 지금껏 그곳에서 사역하며 말라리아만 5차례 앓았고, 매일 밤마다 열대야로 인해 몇 차례씩 자다 깨다를 반복하는 악조건을 견디고 있다. 게다가 정든 고향땅에 대한 그리움도, 자녀들과 오랜 시간을 함께하지 못하는 것도 그에게는 고통이다.

그러나 그는 그런 환경 가운데서도 오히려 자신이 누구보다 행복한 사람이라고 거듭 강조하며, 더 나아가 더 많은 청년들이 코트디부아르 선교에 동참해줄 것을 요청했다. 곽 선교사는 “그런데도 내가 여전히 코트디부아르에서 사역하고 있는 이유는 매일 기적의 현장에서 살아간다는 행복감 때문”이라며 “생명 구원의 현장에 여러분들도 동참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곽 선교사의 말처럼 그의 선교 현장에는 많은 기적들이 일어났다. 황무지나 다름 없던 피폐한 땅에 불과 몇 년 사이에 3개의 교회와 그 교회들을 이끌 현지인 지도자가 세워졌고, 2002년에는 초등학교가 설립되기도 했다.

또 곽 선교사가 보람을 느끼는 성과 중 하나가 구순구개열(언청이) 환자들을 치료해준 것. 코트디부아르에는 성형외과가 없어 구순구개열 환자들은 한평생 장애를 안고 산다. 그뿐 아니라 구순구개열의 자녀를 낳으면 ‘악마의 자식’을 낳았다며 죽이는 부모도 있는가 하면, 구순구개열 장애를 가진 청소년기 소녀들은 자신의 외모를 비관해 자살하는 일도 허다하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곽 선교사는 수소문한 끝에 자원봉사를 해줄 수 있는 일본인 의사를 찾아냈다. 그리고 2001년부터 지금껏 82명의 환자들에게 무료시술을 했다.

그는 이밖에도 찬양사역에 몸담았던 자신의 경험을 살려 7인조 흑인 그룹 ‘라브르 드 비’(l'arbre de vie)를 결성하기도 했다. 라브르 드 비는 ‘생명나무’라는 뜻의 불어로, 음악과 춤을 사랑하는 아프리카인들에게 찬양을 도구로 선교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한국말로 찬양을 부르는 이색 순회공연으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곽기종 선교사는 “불어를 전공한 적도, 프랑스에 가서 공부한 적도 없는 나도 이렇게 불어권 국가인 코트디부아르에서 선교사역을 감당하고 있다”며 “시드니의 청년들도 용기를 내서 코트디부아르 선교에 동참해 달라. 동참하기 어렵다면 우릴 위해 기도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내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코트디부아르에 하루 속히 평화가 오도록 기도해달라고 요청했다.

곽 선교사는 자신이 예전에 한 선교사가 시드니에서 선교보고 순회하는 것을 수행하던 도중 코트디부아르 선교의 소명을 받았던 일을 회상하며 “내게 있어서 시드니는 내가 지금 이토록 사랑하는 코트디부아르에 가게 된 계기를 만들어줬던 땅”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러분에게 시드니는 어떤 땅인가. 여러분에게도 이 시드니가 더욱 하나님의 축복을 받는 자리로 나아가는 ‘행복 게이트’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