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대표하는 복음주의 지도자 앨버트 몰러 총장(켄터키 주 남침례신학대)이 최근 동성애의 생리학적 인과관계가 증명된다면 이를 태아 시절부터 약물로 치료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쳐 동성애 옹호단체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몰러 총장은 3월 초 자신의 홈페이지에 “당신의 아이가 게이라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몰러 총장은 이 글에서 “아직 가설이지만 동성애 성향이 생리학적인 원인에서 비롯된다는 연구결과들이 일부 있다”며 “기술이 더 발달해 동성애 성향에 영향을 주는 생리학적 요인이 밝혀진다면 모태에서부터 동성애 성향을 고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몰러 총장은 글이 게재된 이후 동성애 지지자들과 반대자들 양측으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동성애 지지자들은 태아의 의사와 상관없이 치료하는 것은 반인륜적이라고 비난하고 있으며 동성애에 반대하는 이들은 동성애를 죄가 아닌 생리적인 원인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는 전제가 잘못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같은 비판에 대해 몰러 총장은 AP통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나를 비난하는 사람들이 글을 읽어보기는 했는지 의문스럽다”면서도 “결과적으로 이 문제에 대한 대화가 시작됐다는 점에서는 글을 쓴 의도가 달성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몰러 총장은 이 글에서 동성애에 관련된 과학 보고서들을 인용하면서 교계 지도자들에게 “동성애가 생리학적인 문제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수용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목회자들이 동성애의 생리학적 연관성을 염두에 둔다고 해서 동성애를 죄로 규정하는 성서적 관점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과학적인 인과관계가 입증된다면 목회자들이 동성애 문제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낙태나 유전자 조작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강력히 밝혔다. 몰러 총장의 주장은 동성애 성향이 생리학적인 문제라면 이를 의학 기술의 힘을 빌려서라도 치료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동성애자들에게는 매우 거북한 이야기겠지만 나는 크리스천으로서 이것이 동성애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몰러 총장의 이같은 의견을 지지하는 이들도 있다. 플로리다 주 아베마리아 대학 학장인 요제프 페시오 신부는 “태아 단계에서 산모와 태아에 해를 주지 않고 모든 병을 막을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된다면 과학계의 위대한 진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시 정신과 의사 잭 드레스처는 “몰러 총장 개인이 자신의 종교적 믿음과 반하는 사회적 현상을 믿음 안에서 어떻게 융화시킬 것인지 고민한 결과 이같은 주장을 하게 된 것 같다”며 “몰러 총장은 열린 마음으로 양자를 조화시키려고 하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동성애 가정들의 권익을 옹호하는 단체인 ‘패밀리프라이드’의 대표 제니퍼 크라이슬러는 “윤리적인 잣대에 따라 태아에 결함이 있다고 단정하고 일방적으로 치료하는 것은 태아의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동성애의 생물학적인 요인이 밝혀진다고 하더라도 약물치료만으로 동성애를 치유할 수 없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미네소타 모리스 대학 폴 마이어스 생물학 교수는 “동성애 성향에 영향을 주는 유전자가 존재한다 하더라도 한 개인이 동성애자가 되는 데에는 사회적 요소 등 다양한 요소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단회적인 방법으로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