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아, 멈추어라
스티븐 퍼틱/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44쪽 | 11,000원

“이 책은 포근한 담요가 아니다. 이 책의 글은 수면제처럼 우리를 나른하게 만들지 않을 것이다. 당신을 달래려고 이 책을 쓴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당신 마음에 일대 파란을 일으키는 것이 나의 목적이다. 요컨대 나는 당신 속에 있는 ‘대담한 믿음(audacious faith)’을 깨우고 싶다. 그 과정에서 당신이 하나님만 한 크기의 목적과 잠재력에 다시금 연결되기를 바란다.”

미국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화제가 되고 있는 가 국내에서도 출간됐다.

엘리베이션교회(Elevation Church) 담임목사인 스티븐 퍼틱(Steven Furtik)이 쓴 <태양아, 멈추어라(두란노)>를 한 마디로 줄이면, 저자의 표현처럼 “듣도 보도 못한 신학”인 ‘대담성의 신학’이다. 저자는 시종일관 “태양을 멈춰달라”는 대담한 요구를 하나님께 했던 여호수아처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대담한 믿음을 가지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대담성의 신학’에 대해 “듣도 보도 못했지만, 정말로 중요한 신학”이라고 말한다. 인간을 위대하신 하나님의 능력과 연결시켜 위대한 일을 이루도록 만들지 못하는 신학이라면 결코 성경적인 신학이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하나님이 불가능한 일을 이루실 줄 믿지 못한다면 크리스천 삶의 백미를 놓치고 있는 것”이라며 “좀더 심하게 말하면, 가슴이 뛸 정도로 큰 비전을 품지 않는 것은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한다.

대담한 믿음은 진정한 기독교를 구성하는 원재료다. 이 믿음만 있으면 평범한 사람도 위대한 삶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이 믿음, 크리스천이라면 다 있는 것 아닌가?

물론이다. 믿음은 구원의 선행 조건이다. 하지만 일단 구원을 받고 나면, 믿음을 영적인 생각이나 좋은 감정 정도로만 보지 않는가? 죽어서 천국에 갈 정도의 믿음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가? 그러나 올해 한국 나이로 이제 서른을 맞은 저자 퍼틱 목사는 “그런 믿음으로는 주일 아침예배에 참석하고 기도와 헌금생활을 하기도 벅차다”고 일갈한다.

이처럼 믿음으로 얻은 구원의 감격을 뒤로 한 채 수많은 크리스천들이 ‘외상 후 믿음장애’에 걸린 채 믿음을 잃어버리고 무기력에 빠져 있다. 여기에 저자는 히브리서 11장 6절 “믿음이 없이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못하나니”를 ‘처방전’으로 제시한다. “믿음은 천국행 티켓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를 맺기 위한 주춧돌”이고 “많은 사람들이 믿음을 비성경적으로 왜곡했지만, 그렇다고 믿음으로 얻을 수 있는 인생의 변화에 대한 약속을 포기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믿음은 죽기보다 싫은 삶을 그나마 편하게 살게 해 주는 마약이 아니다. 믿음은 우리를 새로운 삶으로 이끄는 힘이다.

저자의 말이 설득력이 있는 건 실제 그의 삶이다. 16세 때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25세 때 그가 설립한 엘리베이션교회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샬럿에서 설립 4년만에 출석 교인 6천명 이상의 교회로 발돋움했고, 2007-2009년 아웃리치 매거진 선정 미국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10대 교회에 선정됐다.

문득 의심 많은 자들의 질문이 들리는 듯 하다. “하나님이 지구의 자전을 멈추셨나? 하나님이 태양 아닌 다른 물체를 임시로 만드셨나?” 퍼틱 목사의 답을 들어보자.

“답은 나도 모른다. 이 사건의 과학적 원리에 대해서는 나보다 더 똑똑한 분들이 쓴 책이 많다. 내 믿음은 지극히 단순하다. 나는 독생자를 살리신 하나님이 역사 속의 그날도 직접 개입하셨다고 그냥 믿을 뿐이다. 하나님은 여호수아의 대담한 기도에 응답하셨다. 사실, 중요한 것은 과학적 원리가 아니다. 우리는 보다 중요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불가능한 일을 이루실 것을 믿는 여호수아, 그의 믿음을 우리도 가지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 아닐까? 하나님은 지금도 모든 성도의 삶에서 태양을 멈추기를 원하신다. 대담하게 요청하는 자마다 태양이 멈추는 기적을 보게 되리라.”

그렇다면, 기도했을 때도 태양이 멈추지 않았을 때는? 한두 번 이런 경험치가 쌓이면 걸리는 병이 ‘외상 후 믿음장애’가 아니던가. 서너 번을 넘어서면 열정은 사라지고 라오디게아처럼 ‘차지도 더웁지도 않는’ 평신도가 되기 십상이다.

“기도가 응답되지 않으면 포기하라는 말이 아니다. 오히려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 당신이 어떤 상황에서도 대담한 믿음으로 나아가기를 바란다. 때로는 태양이 멈추지 않는다. 태양이 져 버린다. 진심을 다 담아 기도를 드려도 응답이 오지 않을 때도 있다. 심지어 안 된다는 응답이 오기도 한다.”

넘치는 ‘긍정철학’류 책들처럼 무조건 된다고는 하지 않는 게 퍼틱 목사의 장점일까. “역경의 시기에서 믿음을 잃는 사람이 너무도 많다. 태양이 지면 삶의 의욕을 송두리째 잃기 쉽다. 고통스러운 현실을 마주하기 싫어 영적으로 깊이 잠에 빠져드는 사람도 있다. 반대로, 위기를 인생 최대의 기회로 바꾸는 사람도 있다. 모든 것은 위기를 어떻게 보느냐에 달려 있다.”

대담한 믿음이 실패 없는 인생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대신, 위기의 한복판에서도 하나님의 영광을 볼 줄 안다. 태양이 질 때도, 아니 그럴 때 특히 하나님의 영광은 환하게 빛남을 잊지 말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열 가지 방법이나 다섯 단계 같은 것을 제시하는 것은 정말이지 내 스타일이 아니다”면서도 독자들의 적용을 돕기 위해 ‘태양 기도 이렇게 하라’고 다섯 가지 진리를 꼽는다. 태양 기도는 ①대담하다 ②구체적이다 ③꼭 평생의 기도이어야 하는 건 아니다 ④남들에게 말하기에는 너무 개인적인 경우도 있다 ⑤함께 드리면 더 좋다. 태양 기도의 삶으로 가기 위한 다섯 단계는 ①대담한 믿음을 발휘하라 ②하나님께 담대함으로 나아가라 ③인간의 힘으로는 불가능한 일을 구체적으로 구하라 ④응답을 향해 나아가라 ⑤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돌리라

저자는 이미 꽉 차 있는 우리의 영적 파일에 또다시 ‘정보’를 채우거나, 우리 안에 ‘열정’을 일으키는 데서 그치기를 바라지 않는다. 열정만으로 믿음의 여정을 이어갈 수는 없고, 우리에게 필요한 건 능력을 나눠 받는 것(impartation)이기 때문이다.

“세상은 변화를 기다리고 있다. 그 변화는 바로 하나님의 사람들을 통해 이뤄진다. 그러니 비전을 품고 대담한 믿음으로 나아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