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진으로 불모지가 된 그 땅에 ‘새소망’을 심는다.

새한장로교회(담임 송상철 목사)에서 지난 2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아이티 집중 선교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수도와 가까운 레오간 지역에 6월 11일 완공을 앞두고 있는 아이티 ‘새소망유치원’을은 통합적 선교모델 개발의 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님께서 하셨다’라는 말 이외에는 설명할 수 없는 기이한 기적들이 연달아 일어나면서 막연하기만 했던 유치원 건설이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을 공감하게 된 새한교회 성도들. 이제는 마음에 품은 비전을 이루실 하나님의 손길을 기대하는 신앙의 성장도 경험하고 있다.

송상철 목사는 “지난해 5월 대지진을 겪은 아이티에 긴급구제를 위해 갔다 당장 먹을 것도 중요하지만 교육을 통해 아이들을 키우는 것이 시급하다는 것을 발견하고 돌아와 이를 위해 기도하면서 방법을 고민했다. 아이티에 기독교가 있지만 정령을 숭배하는 토속종교인 부두교와 혼합돼 오히려 ‘바른 복음’이 가려지고 있었다. 바른 복음을 전하면서 인재 양성의 필요를 채울 수 있는 방법으로 아이티 수도에서 멀지 않은 지역에 기독교 유치원을 짓고 어릴 때부터 신앙과 실력을 갖추게 하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2 에이커 부지 위에 세워지는 새소망유치원은 2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큰 예배당과 별도의 부속유치원, 40-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교실 4개, 사무실, 주방, 수세식 화장실 및 샤워실 등을 갖추고 있으며 1차로 150명을 모집할 계획이다.

교육은 미국식 커리큘럼을 따라 정규대학에서 유치원 교육을 전공하고,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현지인 교사들과 디렉터를 통해 고용하고, 교장은 현지교회 화렐 목사를 세워 유치원과 교회의 사역도 연계시킨다. 교사들과 스탭들의 월급은 새한교회에서 선교비로 충당하고, 학생들을 새한교회 성도들 가정에서 한 명씩 ‘선교 입양’해 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물질적인 지원을 한다는 방침이다.

새소망유치원 인근에는 약 8천 명 가량의 아이들이 거주하고 있는데, 대지진의 영향으로 10개 가량의 유치원이 무너져 비닐 천막을 치고 자갈 밭에 앉아 교육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새소망유치원에 대한 현지인들의 기대가 큰 이유는 수준 높고 깨끗한 시설에서 자녀들을 맡아주면 부모들이 안심하고 경제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가정의 경제문제가 해결되면, 부모들도 자연스럽게 자녀들을 돌봐주는 유치원에 관심을 갖게 될 것이고 현지교회에서는 이들의 관심을 기독교에 대한 관심으로 돌리는 역할을 맡게 된다. 가난과 무속신앙의 대물림을 끊을 수 있는 전략인 것이다.

“아이티 선교에 앞서 새한교회에서 해온 지난 15년간 선교를 반성해보니, 힘에 지나도록 열심을 다했지만 실질적인 효과면에서는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무슬림들의 경우 단기간 선교 효과가 100배 이상이었다. 그 이유를 살펴보니 무슬림들은 선교의 효과가 가장 큰 4-14 윈도우, 즉 4세에서 14세 어린이들을 집중 공략하고 있었다. 먹이고 입히고 교육시키면서 어린이들이 자라 16살이 되면 정치권을 행사하게 하고, 사회의 중요한 기관으로 파고 들어 종교와 교육의 체계를 친무슬림적으로 바꾸면 나라가 무슬림화되고 집단개종이 이뤄진다. 이들의 전략을 반면의 교사로 삼아 어린이 대상 기독교 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됐다.”

▲건축을 시작하기 전 사탕수수 밭이었던 부지.

▲완공을 앞두고 있는 새소망유치원.


새소망유치원은 이제 시작이지만 그 안에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씨앗’이 심겨져 있다. 소망의 ‘씨앗’이 제대로 심겨 자라기만 하면, 앞으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그리고 대학까지 완벽한 기독교 교육체계를 통한 인재양성의 열매를 맺게 될 것이다. 나아가 아이티에 세운 교육 선교모델로 개발돼 남미 10곳 이상에 비슷한 방식의 선교를 펼쳐 나간다는 또 다른 열매도 기대된다. 멀리는 은퇴한 미국 시민들이 가까운 남미 등지를 다니면서 1년에 3-4개월 가량 봉사할 수 있는 장소로, 청소년과 청년들의 단기선교의 터전이 되는 시너지 효과도 예상하고 있다.

유치원 건축이 하나님께서 원하시고 기뻐하시는 일이었음은 그 과정에서 있었던 일련의 기적의 사건들로 방증된다. 기적의 시작은 건축 부지 매입이었다. 2에이커 정도의 땅을 사고자 했지만 당시 예산이 부족했는데, 땅 주인의 개인적인 사정으로 시세보다 대폭 낮은 가격에 팔게 됐고 정지작업은 UN군에서 무료로 해줬다. UN 측에서 다른 부지에 NGO 본부를 짓고자 부지를 매입해서 땅을 파고 정지작업을 마무리해갈 무렵 땅 주인이 국가가 아니라 개인으로 밝혀져 이도 저도 못하는 상황에서 파 놓은 흙을 새소망유치원 부지에 부어 완벽하게 건축을 준비해준 것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한국 NGO에서 파송된 한 건축업자의 일이 꼬이면서 몇 달 간 쉬다가 마침 새한교회의 소식을 듣고 흔쾌히 견적의 반 값에 지어주게 되고, 한국의 한 교단에서 소식을 듣고 협력자금을 보내와 교회에서 모아둔 헌금과 선교비로 불과 3-4달 만에 완공을 앞두게 된 것이다.

송상철 목사는 “새한교회 성도들도 처음에는 의아해 하다가 계속되는 하나님의 기적으로 건물이 하나 하나 올라가는 걸 보면서 바로 이 일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고 원하시는 일이었다는 것을 깨닫고 기쁘게 지원하고 있다. 현지 교회 성도들 역시 우리가 처음 갔을 때 ‘안 그래도 유치원 사역을 위해 기도하고 있었다’면서 기도응답이라고 기뻐하고 유치원 건설을 위해 자원해서 봉사하고, 적극적으로 협력하면서 ‘바로 내가 주인’이라는 주인의식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새한장로교회는 오는 6월 13일부터 18일까지 1차로 단기선교팀을 파송해 내부 공사 마무리와 교육 시설을 구비해줄 방침이며, 2차 팀은 8월 초순경 청년들과 함께 어린이 여름 성경학교, 교사훈련, 마을 의료 봉사와 전도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소망을 잃어버린 아이티에 심는 새소망의 ‘씨앗’이 무럭 무럭 자라나 하나님 나라의 쉴만한 큰 나무로 성장해 가는 모습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