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에서도 한인들의 비즈니스가 가장 활발한 도시 둘루스. 특히 프레젠 힐 선상에 집중된 한인 비즈니스들은 가히 미국 속 또 작은 한국이라고 할 만큼 한인들의 활약이 두드러진 곳이다. 이곳에서는 한국말을 쓰고, 한국 음식을 먹고, 한국 상품을 살 수 있으며, 하루에 한 마디도 영어로 이야기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탄탄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모습이 모두에게 편하기만 한 것이 아니다.

2008년 ‘911 구조요청’ 전화를 받고 프레젠 힐 선상 대형 한인쇼핑센터로 출동한 경찰들은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혔다. 한국어로만 적힌 비즈니스 간판을 보고 도대체 전화를 건 장본인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한인 커뮤니티와 둘루스 시의 원활한 협력과 발전 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코리안 테스크 팀.
이를 계기로 생겨난 것이 바로 ‘코리안 테스크 포스 팀(Korean Task Force Team 이하 KTF)’이다. KTF는 둘루스 내에서도 급격히 성장해 가는 한인 커뮤니티와의 소통의 창구를 찾던 둘루스 시에도 반가운 소식이었다. 현재 KTF에는 낸시 해리스 둘루스 시장을 비롯, 클래이튼 리 이스트웨스트뱅크 둘루스 지점장, 이정현 변호사, 제니 웨슬맨 씨 등 10여명의 한인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경찰관, 도시개발 위원, 경제개발 위원, 목회자 등 다양한 직업적, 인종적 배경을 가진 이들이 자원해 동참하고 있다.

지난 목요일, 둘루스 시청에서 오랜만에 만남을 가진 KTF팀은 샌드위치와 칩을 앞에 놓고 편안한 모습으로 둘루스 시에 거주하는 한인 및 비즈니스 오너들과의 동반성장 방안을 나눴다.

그 가운데 클래이튼 리 씨는 아시안 최초로 둘루스 시 알코올 리뷰 커미티 보드의 멤버로 발탁돼 활동하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한인커뮤니티를 바라보는 둘루스 시의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증거’라고 했다.

미국 사회와 한인 사회를 잇는 가교 역할로 분주한 클래이튼 리 씨는 1.5세로 영어와 한국어를 모두 구사하는 재원이다. 이와 같은 활동을 하게 된 동기를 묻자 교회 이야기를 꺼냈다. 애틀랜타새교회 안수집사이자 선교팀 리더와 셀그룹 리더로 교회에서 다양하게 섬기고 있는 그는, 커뮤니티를 위한 섬김의 방법을 찾던 심수영 담임목사의 제안으로 한인 커뮤니티와 둘루스 시를 연결하는 일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코리안 테스크 포스 팀. 왼쪽에서 세 번째가 클래이튼 리 씨, 네 번째가 낸시 해리스 시장.
“둘루스 시에 오랫동안 거주했던 60-80대 백인 노인들은 아직도 한인 커뮤니티를 탐탁지 않게 여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7-8년 전부터 역동적으로 둘루스 시의 성장을 이끌어 온 한인 커뮤니티가 있었기 때문에 도시가 개발되고, 대형 마트와 비즈니스들이 자리를 잡는다는 것을 둘루스 시정 관계자들은 알고 있어요. KTF에서는 한인 비즈니스 오너들의 권리신장을 위해 노력하는 한편, 한인 커뮤니티에 대한 오해를 풀고 동반성장의 파트너라는 새로운 시각을 심어주는데 노력하려고 합니다.”

이를 위해 계획된 것이 7월 26일 오후 5시, 시티 홀 컨퍼런스 룸에서 열리는 모임이다. 이 자리에는 낸시 해리스 시장과 함께 시정 관계자와 개발 업자 등이 참석해 한인들과의 대화의 물꼬를 연다는 방침이다. 여기서는 둘루스 시에서 비즈니스를 열기 위한 방법, 비즈니스에 관한 질의 응답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클래이튼 리 씨는 “KTF에서 하는 일들이 잘 자리잡으면, 이를 본보기로 다른 인종 커뮤니티를 위한 테스크 포스도 생겨날 것입니다. 많은 한인 교회들도 찾아보면 커뮤니티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많습니다. 작은 일부터, 우리 교회부터 시작한다면 우리 세대뿐 아니라 자녀들에게도 많은 혜택이 있을 것입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