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에 하늘나라 가서 그분들 얼굴 뵐 거 아닙니까? 제대로 그리지 않으면 그분들 뵐 낯이 없지요.”

주기철 목사의 일대기를 만화로 그려낸 장하림 감독(49)은 석 달을 꼬박 작업실에 틀어박혀 있었다. 다른 건 몰라도 순교자들의 이야기만은 함부로 그릴 수 없다는 소신 때문이다. 석 달동안 밤낮을 잊고 작업하다 세 번이나 쓰러져 병원 신세를 지면서 ‘만화로 보는 나의 아버지 순교자 주기철 목사(대성닷컴)’를 완성했다. 원작은 주기철 목사의 아들 주광조 장로가 썼고 만화는 장 감독이 완성했다.

장 감독이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는가 하는 흔적은 여러 곳에서 발견된다. 주 목사의 표정 하나에도 꼼꼼히 신경을 썼고, 1백년 전 평양의 모습도 그대로 재현해 주 목사가 시무하던 산정현교회 등 그 시절 대부흥의 현장을 답사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장 감독은 이 일을 위해 만화 작업뿐 아니라 철저한 고증과 연구를 병행했다.

15년간 선교만화의 한 길을 걸어온 장 감독은 주기철 목사 외에도 손양원 목사, 이기풍 목사 등 한국교회 70인의 주요 인물 캐릭터를 이미 완성해 놓았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고,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지만 날로 심각해져가는 타락한 문화계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그만둘 수 없었다. 무엇보다 게임이나 인터넷, 잘못된 놀이문화에 병들어가는 어린이, 청소년들을 향한 사명감이 있었다.

“한국교회가 이 일을 위해 나서야 하는데….” 장 감독은 순교자들의 일대기는 결코 이익을 따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장 감독은 앞으로 주기철 목사 일대기를 애니메이션으로 반드시 만들겠다고 했지만, 언제 만들 수 있을지는 자신도 모른다고 했다. 곧 손양원 목사나 이기풍 목사의 일대기도 제작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