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폐기론으로 교계의 지탄을 받고 있는 도올 김용옥 교수가 이번엔 예장 통합에 속한 한 교회에서 강연을 진행했다. 김 교수는 4일 오후 2시 서울 회기동 은혜공동체교회에서 ‘우리 모두 하나님 안에 하나되어’란 주제로 강연을 맡았다. 이날 김 교수는 “초대교회엔 지금과 같은 구약성경은 존재하지 않았다”며 “로마황제가 공인한 성경에만 매달려 있는 지금의 한국교회가 오히려 반기독교적, 반성령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 한국교회의 편협한 권위주의를 꼬집기도 했다.

또한 김 교수는 요한복음 17장 21절 ‘아버지께서 내 안에,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 같이 저희도 하나가 되어 우리 안에 있게 하사’를 해석함에 있어 “이는 즉, 예수님과 우리, 하나님이 하나로서 거한다는 뜻”이라며 “우리가 하나님이 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인간이 없이 하나님이 어떻게 가치가 있느냐”며 “인간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하나님이 존재할 수 있느냐. 인간과의 관계를 떠난 하나님은 없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를 초청한 박민수 담임목사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김 교수의 ‘논어이야기’ ‘동양고전 노자와 21세기’ 등을 시청하면서 나름대로 공감되는 부분들이 많이 있었다”며 “김 교수가 기독교에 대해 험한 비판을 가했지만, 그의 지적도 일리가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특히 한국 개신교가 ‘기복적’ ‘실리적’ ‘폐쇄적’이란 김 교수의 지적에 적극 동의한다고 밝혔다.

박 목사는 ‘구약성경 폐기’에 대해선 “이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예수님도 ‘이는 이로, 눈은 눈으로’란 구약의 말씀을 ‘네 원수를 사랑하라’란 말씀으로 바꾸셨다. 이러한 관점에서 구약을 재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은혜공동체교회는 복음이 교회를 넘어 사회의 여러 영역에서도 영향력을 미쳐야 한다는 데에 주안점을 두고 교회의 성장보다는 다양한 사회 영역에 관심을 갖고 있다. 이 교회는 과거 이라크 파병 반대, 효순·미선 추모 촛불시위, 양심적 병역거부, 대통령 탄핵 반대시위 등에 적극 참가한 바 있다. 박민수 목사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장신대 신대원을 졸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