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소형 원통형 진공 청소기를 한대 샀습니다. 자동차 바닥이나 시트도 청소하고 책상이나 테이블위의 먼지도 제거할 겸 구입한 것입니다. 진공 청소기가 들어있는 박스를 뜯어내자 부품들이 제법 쏟아져 나왔습니다. 물론 작은 책자로 만들어진 매뉴얼도 박스안에 함께 들어있었습니다. 문제는 매뉴얼을 무시하는 저의 태도였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나름대로 짐작으로 여러 부품들을 이것 저것 맞추어서 진공 청소기를 작동시켜 보았습니다. 괜찮은 성능이라 여겨져 자동차안 구석 구석을 청소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문제가 발생한 것입니다. 원통으로 만들어진 진공 청소기 내부를 열어보지 않았던 것이 화근이 된 것입니다. 진공 청소기 내부에는 사용전 설치해야 할 공기 필터며 쓰레기 봉투들이 청소로 인해 빨려들어간 먼지며 쓰레기로 뒤범벅이 되어 있었습니다.

아차 싶어 뒤늦게 매뉴얼을 읽어보았습니다. 사용전 반드시 공기 필터를 장착시켜야 했고, 먼지나 쓰레기를 담는 봉투를 내부에 끼워야 된다는 점을 매뉴얼이 강조하고 있었습니다. 후회가 막심했습니다. 작동시키기 전 한번 만이라도 매뉴얼을 읽어보았더라면 좋았을터인데... 이쯤이야 하고 우습게 생각하며 얕잡아 본 것이 환근이 되었던 것입니다.

요즘 왠만한 제품에는 매뉴얼이 함께 들어있습니다. 그러나 그 매뉴얼을 꼼꼼히 읽어보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제품 포장을 뜯어내며 매뉴얼은 아예 처음부터 쓰레기통으로 던저지는 것이 다반사입니다. 눈짐작으로 대충대충 하면 되지... 뭐 번거롭게 매뉴얼을 읽어보나라는 생각으로 매뉴얼은 무시되기 일수입니다. 하지만 매뉴얼이 무시되는 순간 잠재적 문제는 사소함에서 심각함으로 비화되는 것입니다. 제품을 생산한 업체에서 돈을 들여 매뉴얼을 제작하는 것은 제품을 제대로 사용하는데 필수적인 정보를 제공하려는 이유에서 입니다. 미국의 소비자 단체에서는 제품이 정해놓은 매뉴얼 대로만 사용되어도 제품 수명을 평균 30% 이상 늘릴 수 있다고 발표한 것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민간 항공기를 운항하는 기장들은 당일 운행시킬 항공기에 탑승하면서 매뉴얼부터 챙긴다고 합니다. 매뉴얼대로 모든 기기들을 점검하고 안전 운행에 대한 꼼꼼한 계획을 세우는 것이 항공운항의 기초 중의 기초라는 것입니다. 복잡한 기기를 다루는 엔지니어 일수록 매뉴얼에 대한 중요성은 강조되어 집니다. 매뉴얼에 대한 사소한 무시가 엄청난 안전사고로 비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인들에게도 매뉴얼이 있습니다. 바로 성경입니다. 인간이야 말로 온 우주를 통털어 가장 복잡하며 정교한 시스템으로 창조된 존재입니다. 사람 자신도 얼마나 복잡한 시스템으로 자신이 구성되어 있는지에 대해서 이해할 수 없을만큼 신비한 존재가 바로 인생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신비하게 창조된 인생이 창조의 진정한 목적을 잘 발휘할 수 있도록 성경이라는 매뉴얼을 제공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저 눈대중으로 눈짐작으로 자신의 삶을 작동시킵니다. 성경은 그래서 일상적으로 무시됩니다. 성경적으로만 움직이면 엄청난 역사를 만들 수 있는 인생이 제대로 그 기능을 발휘해 보지도 못한채 덜그럭 거리는 애물단지로 전락해 버리곤 합니다. 정말 안타까운 모습입니다.

성경은 인생을 멋지고 아름답게 만드는 매뉴얼입니다. 인생에 부여된 목적이 시각화 될 수 있도록 알려주는 보배입니다. 모세는 일찌기 “이 율법책을 네 입에서 떠나지 말게하며 주야로 묵상하여 그 안에 기록된 대로 다 지켜 행하라 그리하면 네 길이 평탄하게 될 것이며 네가 형통하리라 (여호수아 1:8)”라고 여호수아에게 당부했습니다. 성경을 매뉴얼로 삼으라는 간곡한 조언이었습니다. 이 조언을 받아들인 여호수아는 성경의 매뉴얼화로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땅을 차지합니다. 축복과 풍성을 누리는 인생이 됩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반드시 성경을 인생의 매뉴얼로 인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성경이 무시되면 인생의 황폐화가 찾아오기 때문입니다. 인생의 최적화는 매뉴얼이 존중될 때 비로소 찾아오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