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과 쓰나미가 발생 2주를 맞은 가운데, 최대 75000여명의 어린이들이 집이 아닌 대피소에서 생활 중이며, 여전한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고 세이브더칠드런 현지 관계자들이 보고했다.

아이들은 끔찍한 상황을 목격한 탓에 겁에 질려 있고, 불면증과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쓰나미가 반복될 수 있다는 두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도 있다.

카마이시(市)에 사는 토미타 리코(12)는 “자동차가 자신을 향해 떠내려오던 장면을 잊을 수 없다”며 “내 삶이 예전처럼 회복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리코는 “당시 겁에 질렸고, 제가 본 것들을 믿을 수 없었다”며 “집도 완전히 무너져 돌아갈 상상도 할 수 없고, 언제 닥칠지 모르는 쓰나미 때문에 겁에 질려 있다”고 덧붙였다.

긴급구호팀장 스티븐 맥도날드 씨는 “아이들은 갑작스럽게 집과 재산, 가족과 친구들을 잃어버렸는데, 그들에게 일어난 일을 받아들이고 향후 일어날 수 있는 정서적 문제를 피하도록 가능한 모든 지원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동북부 학교 학생들의 졸업식장도 침울하긴 마찬가지다. 이시노마키시 카즈마초등학교 졸업식에는 졸업생 38명 중 2명이 빠졌다. 한 명은 쓰나미로 실종됐고, 한 명은 쓰나미에 어머니를 잃고 충격에 빠졌기 때문이다.

허리까지 찬 바닷물을 가족과 함께 헤쳐나왔던 아베 나나미(12)는 “졸업장을 받으리라곤 생각도 못했는데, 쓰나미 후 힘들었지만 오늘만은 기쁘다”고 전했다. 교사 아카마 히로코 씨는 “몇몇 학생들은 나무에 걸려있는 시신 등 끔찍한 광경들을 목격했다”며 “심지어 한 소녀는 어머니가 쓰나미에 휩쓸려가는 걸 봤다고 했다”고 안타까워했다. 히로코 씨는 “아이들이 쓰나미 후 내성적이고 말수가 적어졌다”며 “앞으로 오랫동안 이번 재난을 기억할텐데, 얼마나 잘 극복할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피해 지역에서 아동친화공간(CFS) 네트워크 설립을 실시한다. 전문인력 감독 하에 어린이들이 다른 친구와 함께 놀고 시간을 보내면서 불안감을 털어내는 시설이다. 아이들이 이곳에서 잠시 쉬는 동안 부모는 식료품과 숙소를 구하고, 가족이나 친지를 찾는 데 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

CFS를 찾은 미우라 마이(12)는 “오랫동안 친구들을 보지 못했고 대피소 생활은 지루했는데, 친구들을 만날 공간이 생겨 행복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