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의 반정부 시위를 이슬람주의의 부활로 여기는 사람들은 시위에 기독교인들이 참여했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다.

반 정부 시위의 중심지인 이집트의 수도 카이로의 타리르(Tahrir) 광장은 다양한 이집트 국민들이 집합소였다. 전신을 가리는 검은천을 두른 무슬림 여성 옆에 맥주를 마시는 젊은 남성이 있었고, 무슬림 형제단 옆에 세속주의자들과 전문직 직장인들이 함께 반정부 구호를 외쳤다. 특히 이번 반정부 시위에서 무슬림들과 기독교인들이 연대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이는 최근 이집트에서 기독교인들에 대한 폭력 사건이 발생한 상황에서 아주 고무적인 일이다.

지 난 2011년 1월 이집트의 도시 알렉산드리아(Alexandria)의 한 교회에서 폭탄이 폭발하여 21명의 기독교인들이 목숨을 잃었고 이로 인해 기독교인 젊은이들이 거리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 사건 이후 이집트의 최고위 이슬람 성직자 고마아(Ali Goma’a)는 콥트 기독교인에 대한 공격은 모든 이집트인들과 이집트의 역사에 대한 공격과 같으며 이것은 신을 믿는 자의 소행도 아니며 애국자의 소행도 아니라고 말했다.

다른 고위 이슬람 성직자는 이와 같은 행위는 이슬람을 모독하는 것이며, 무슬림의 의무는 기독교인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기독교인의 예배 처소를 보호하는 것이라고 발언했다. 수천 명의 무슬림들이 또 다른 교회에 대한 공격을 막기 위해 교회의 예배에 참석하여 인간 방패 역할을 했고, 교회 앞에서 촛불을 들고 밤을 세웠다.

또 한 수 백만 명의 이집트인 페이스북(Facebook) 가입자들이 자신의 대표 사진을 십자가와 이슬람의 상징인 초승달이 함께 있는 사진으로 교체했다. 이러한 무슬림들과 기독교인의 연대는 반정부 시위에서도 이어졌다. 시위에 참가한 많은 사람들이 십자가와 초승달이 함께 그려져 있는 그림을 들고 나왔다. 시위 현장에서 이슬람 구호 ‘알라는 위대하다’는 이내 ‘무슬림, 기독교인 모두가 이집트인이다’라는 대체되었다.

특히 무바라크(Mubarak) 현(現) 대통령을 지지하는 무장한 시위대가 무슬림 시위대들이 기도를 할 때를 노려 공격하려 하자 기독교인 시위대가 종을 울려 무슬림 시위대에게 알리는 경계자의 역할을 감당하기도 했다.

이집트에서 기독교인과 무슬림들은 천년 이상 공존해 왔다. 하지만 1970년대 급진적인 사상이 도입된 이후 기독교인들과 무슬림들 사이의 긴장은 높아갔고 기독교인에 대한 박해도 증가해 왔다.

이 집트에는 기독교인에 차별적인 법률들이 존재하고 있다. 독재자 무바라크 정권과 정권의 ‘시녀’ 역할을 한 보안 부대는 이러한 기독교인에 대한 차별과 박해의 공범이었다. 무바라크 정권은 기독교인과 무슬림 사이의 충돌을 방치하였을 뿐만 아니라 기독교 공동체를 직접적으로 차별하고 박해한 장본인이었다.

이번 이집트의 봉기는 무슬림의 봉기도 아니고 기독교인의 봉기도 아니라 이집트 국민의 봉기이다. 이집트는 현재 반정부 시위가 평화로운 정권 교체와 진정한 민주주의 실현으로 이어지며, 이집트 사회가 다원주의적이고 차별적이지 않는 사회로 변화될 것인가에 대한 기로에 서 있다.

The Huffington Post, 한국선교연구원(krim.org) 파발마 747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