뻥튀기의 새하얀 알곡을 검은 대륙 아프리카에 퍼트리고 있는 선교사가 있다. 가나의 양길진 선교사(가나샘스쿨, GMS 파송)가 그 주인공으로, 옥수수 한 줌의 비움으로 현지인들을 배부르게 한 그의 사연이 11일 밤 11시 ‘SBS 스페셜’에서 방송됐다.

양길진 선교사는 가나에서 8년째 의료, 컴퓨터 교실로 복음을 전하고 있다. 양 선교사는 가나 선교를 시작할 당시 굶주림과 말라리아로 죽어가는 현지인들을 위해 식량과 약품 등을 무상 제공했다. 하지만 주민들의 수요를 채우기엔 물량이 부족했다. 지속적인 지원을 위해 고민하던 양 선교사는 문뜩 적은 양으로도 배불리 먹을 수 있는 한국의 뻥튀기를 아프리카에 도입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뻥튀기를 만들기로 결심하고 기계를 구입한 양 선교사는 주민들에게 옥수수 낟알만 가져오라고 주문했다. 주민들이 생활고로 이마저도 하지 못하자 자비를 털어 옥수수를 구입했다.

방송은 양 선교사가 가나의 한 마을을 방문하자 온 동네가 떠들썩해지는 모습을 방영했다. 뻥튀기를 처음 볼 때만 해도 큰 소리에 ‘화들짝’ 놀라기만 했다는 주민들은 이제 뻥튀기 기계가 도착하면 신이 나서 모여든다. 손에는 뻥튀기를 담을 그릇이 들려있다. 대포처럼 생긴 뻥튀기 기계에서 “뻥!”하는 소리가 나자 새하얀 알곡들이 흩뿌려진다. 몰려든 주민들이 이 모습을 보고 큰소리로 한바탕 웃어댄다. 어린 아이들은 “매일 와서 뻥튀기를 했으면 좋겠어요. 뻥튀기를 볼 때마다 아주 행복해요”라고 말한다.

가나 주민들은 뻥튀기를 ‘방콘’이라고 부른다. 뻥튀기기계도 현지의 사정에 맞게 자체 보급하고 있다. 양 선교사가 전한 제조기술을 현지 엔지니어들이 계승해 가고 있는 것이다.

양길진 선교사의 도움으로 이 새로운 뻥튀기 기계는 케냐, 에티오피아, 남아공, 짐바브웨 등 아프리카 대륙 전역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 가난한 시절 한국인의 배를 불렸던 뻥튀기는 내란과 기아, 각종 질병의 창궐로 고통 받는 아프리카 사람들의 영혼을 어루만지며 이들에게 사랑을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