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챔피언 아사다 마오가 프랑스 파리에서도 고개를 떨궜다.

아사다는 그랑프리 시리즈 마지막 대회인 트로페 에릭 봉파르에서 5위를 차지했다. 말이 5등이지 타이틀을 따낸 핀란드의 무명 스케이터 키라 코르피에 무려 21점이나 뒤진 148.02점으로 일본에 실망을 안겨줬다.

경기 후 아사다는 마이니치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점프를 할 때 내 마음은 거기에 있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한마디로 정신집중이 안 됐다는 사실을 완곡하게 표현한 말이었다. "나도 언제쯤 제대로 된 연기를 펼칠지 모르겠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아사다는 이번 프리에서도 실수를 연발했다. "프리 프로그램 자체는 내게 적합한 것이었다. 그런데 점프가 따라주지 않으니..."하며 말끝을 흐렸다.

자신의 고향인 나고야에서 열린 시리즈 첫 대회 NHK 트로피는 아사다에게 충격의 시작에 불과했다. 아사다는 이 대회에서 시니어 데뷔 최악의 연기를 펼친 끝에 8위로 주저앉았다.

재기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파리 대회에서도 부진의 고리를 끊어내지 못하자 아사다는 망연자실한 모습이었다.

전문가들은 아사다가 지난 시즌에도 부진을 면치 못했지만 이후 슬럼프에서 벗어나 밴쿠버 올림픽 은메달과 이어 세계챔피언에 등극한 사실을 지적, 내년 3월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2011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선 제 기량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선 아사다가 자신의 라이벌인 김연아의 기록을 지나치게 의식, 초조감과 강박감에 빠져 오히려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박현일 기자, ukopia.com